이재성(대한민국). 서형권 기자
이재성(대한민국).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의 필드골 가뭄은 끝냈다.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다음 숙제는 황의조와 이재성까지 부활시키는 것이다.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한국이 이란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순위를 유지했다. 이란이 승점 10점으로 1위, 한국이 8점으로 2위다.

10월 2연전에서 손흥민은 모두 필드골을 넣었고, 그것도 팀 승패와 직결되는 결승골과 선제골을 기록했다. 2년이나 이어졌던 필드골 가뭄을 끝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지기 시작했다는 건 한국에 더없이 좋은 신호다.

반면 황의조와 이재성은 활용법 문제라기보다 체력 문제 때문에 과거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최전방의 황의조는 2차 예선 막판부터 최종예선에 이르기까지 A대표팀에서 5경기 무득점 중이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주전으로 올라선 황의조가 이렇게 오래 침묵을 지킨 적은 없었다. 특히 이번 소집을 앞두고 소속팀 보르도에서 득점 감각이 부활했기 때문에 더 기대가 컸지만, 황의조는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뛰면서 유독 힘겨워했다.

지난 9월에 이어 체력 문제가 대두됐다. 황의조는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하기보다 기습적인 움직임으로 배후를 파고들거나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시도를 할 때 원래 모습만큼 민첩하지 못했다. 지난 9월에는 첫 경기 풀타임의 여파로 두 번째 경기는 컨디션이 크게 떨어져 교체투입에 그친 바 있다.

이재성은 이란전 안에서 체력 상태에 따라 경기력이 널을 뛰었다. 초반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후반 3분 손흥민의 골까지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재성은 핵심 선수였다. 정교한 스루 패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왔음은 물론 분주한 압박과 패스 연결을 통해 팀 플레이를 매끄럽게 만들었다. 이재성은 득점 기회 5회 창출(이하 ‘FotMob’ 기준), 패스 성공률 86%로 37회 성공, 드리블 2회 시도해 100% 성공 등 좋은 수치를 남겼다. 그러나 한국이 전체적인 체력 저하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후반전 중반에는 가장 크게 흔들린 선수 중 하나였고, 실점 빌미가 된 키핑 실패 장면도 있었다.

이재성은 원래 체력이 아주 좋진 않지만 남다른 지능과 성실성으로 팀 플레이에 크게 공헌하는 선수다. 최근에는 대표팀 경기를 치를 때마다 과거보다 빨리 지치면서 자신의 활동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양상이 자주 나온다.

가급적 주전 선수를 빼지 않는 벤투 감독도 동점골을 내준 뒤인 후반 36분 황의조, 이재성을 나상호, 이동경으로 교체하면서 두 선수가 지쳤다는 걸 인정했다.

두 선수가 유독 체력부담을 심하게 겪는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별다른 조짐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원인을 짐작하기 어렵다. 황의조는 소속팀 보르도에서 정상적인 체력 상태를 되찾은 기미를 보였고, 이재성은 마인츠05에서 최근 많이 뛰지 못했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은 상태였다.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은 각각 다른 길을 걸어와 대표팀 주축으로 뭉친 1992년생들이다. 원래 실력이나 그동안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쟁력 모두 핵심으로 보기 충분하다. 이들 모두를 완벽한 컨디션에서, 딱 맞는 역할로 활용하는 것이 팀 벤투를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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