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구스타보(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한여름 K리그의 복병은 무더위다. 뜨거운 기온과 높은 습도에 체력 소모가 심해진다. 부상자도 속출한다. 빡빡한 경기 일정이거나 혹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기가 순연될 경우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기 때문이다.

8월의 그라운드는 그래서 더 치열했다. 경기장 안팎의 위기를 넘어서는 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동료의 부상에 홀로 전방을 책임지게 된 공격수, 포지션 변환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수비수, 올림픽에서의 좌절을 K리그에서의 환희로 바꾼 미드필더, 미소 하나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골키퍼… 이들이 모두 다이나믹 포인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K리그1에서는 전북의 구스타보(11961점)가 가장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펼친 선수로 확인됐다. 7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만들어낸 공격 센스가 두드러졌다. 골문 앞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2위부터 4위까지는 울산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동준(11896점), 바코(11386점), 이동경(10594점) 순이다. 리그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울산의 힘은 바로 이 2선에 있었다. 5위는 포항의 멀티플레이어 강상우(9889점)다. 수비와 공격을 오가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을 살뜰하게 도왔다.

K리그2 역시 골을 가장 많이 넣은 선수가 다이나믹 포인트 1위에 올랐다. 안양 공격수 조나탄(10962점)이다. 조나탄은 8월에만 4골을 넣어 팀의 5연속 무패(3승2무)를 주도했다. 2위 서영재(대전, 8472점)도 K리그1의 강상우처럼 수비와 공격을 넘나드는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측면 수비수임에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포인트를 쌓았다.

K리그 다이나믹 포인트는 선수별 부가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의 활약상을 알아보는 일종의 ‘파워랭킹’이다. 포인트 산출 기준 및 세부 내용은 K리그 데이터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FW 구스타보(전북, 11961점, 전체 1위)

한 팀을 대표하는 골잡이에게는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팀이 어려운 고비를 맞을 때, 한두 번 찾아오는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한다. 8월에는 구스타보의 해결 능력이 가장 돋보였다. 소속팀 전북과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고 돌아온 뒤, 한 달 동안 7경기 강행군을 이어가는 동안 6골(3도움)을 터트리며 선두 추격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구스타보는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인데, 절반이 넘는 득점 기록을 8월에 작성했다. 6골 중 4골은 페널티킥으로 완성했다. 2골은 직접 얻어낸 기회였고, 나머지 2골은 동료들이 만든 기회를 마무리한 것이다. 언뜻 쉽게 득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골키퍼와 마주한 그 상황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다. 냉정하고 대범한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8월의 구스타보는 가장 믿을 만한 득점원이었다.

골에 욕심내지 않고 동료에게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23라운드 대구전에서 문선민에게 건넨 패스는 상대의 허를 찔렀고, 25라운드 서울전에서는 좋은 위치 선정으로 한교원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다이나믹 포인트에서도 고른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공격 항목(6750점), 패스 항목(2770점), 수비 항목(1470) 등 공수에 걸쳐 포인트를 쌓았다. 8월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61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알찬 활약이었다.

극적인 득점 활약이라면 대구의 세징야(9178점, 전체 6위)도 빼놓을 수 없다. 28라운드 성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1 승을 이끌었다. 순연 경기였던 20라운드 울산전부터 5연속 패배로 부진했던 대구는 이날 승리로 한숨 돌렸다. 세징야는 8월 팀 부진 속에서도 득점(2골, 3200점), 유효슈팅(5회, 750점), 도움(1회, 500점), 키패스(16회, 2400점) 등으로 꾸준히 공격에 기여했다.

성남의 뮬리치(8589점, 전체 7위)도 팀 승리에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23라운드 포항전, 25라운드 수원전에서 한 골씩 넣었다. 2m 넘는 장신이지만 부드러운 터치와 드리블, 터닝 슛 등 머리가 아닌 발로 완성한 득점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골을 넣은 날이면 성남은 승리했다. 득점(2골, 3200점) 활약뿐 아니라 인터셉트(6회, 300점), 그라운드와 공중을 가리지 않는 경합(1710점) 등 수비에서의 활약도 인정받아 다이나믹 포인트 상위권에 올랐다.

■ MF 이동준(울산, 11896점, 전체 2위)

다이나믹 포인트 전체 1위 구스타보와 2위 이동준의 점수차는 65점에 불과하다. 득점 기록에서 구스타보에 미치지 못했을 뿐, 이동준은 사실상 전방위에서 맹활약했다. 8월 울산의 6경기에 모두 출전해 3득점 1도움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도쿄올림픽에서의 좌절감을 뒤로 하고 K리그에 복귀한 첫 경기(20라운드 순연)에서 대구를 상대로 넣은 골이 시작이었다. 강원과 수원을 상대로 한 골씩 추가하고 28라운드 인천전에서는 오세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배후 침투, 패스, 마무리, 활동량 등 강점이 폭발한 한 달이었다.

득점(4800점), 페널티지역 밖 골(1000점), 유효슈팅(1050점), 도움(500점) 등 공격 전반에서 점수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그라운드 경합(1300점), 인터셉트(700점)로도 포인트를 쌓았다. 팀 승리에 따른 가산점(1500점)도 붙었다. 울산은 8월 6경기에서 무패(5승1무)로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다이나믹 포인트 상위권에 울산 미드필더들이 차례로 랭크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동준의 뒤를 이어 바코(11386점, 전체 3위), 이동경(10594점, 전체 4위), 이청용(8499점, 전체 8위)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울산의 진짜 힘은 2선에서 나온다. 주지하다시피 감독들은 ‘공간을 선점하는 선수’를 중시한다. 울산에는 적소에서 움직이며 연계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이 풍부하다. 모두 득점 능력까지 갖췄다. 홍명보 감독은 “2선에서도 플레이와 득점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울산의 선두 독주를 설명하는 단면이다.

이동준(울산현대). 서형권 기자
이동준(울산현대). 서형권 기자

 

■ DF 강상우(포항, 9889점, 전체 5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안다. 포항은 ‘준비된 공격수’ 강상우를 활용하는 융통성을 보였다. 강상우의 주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 윙백이다. 그러나 팀 상황과 형편에 따라 전방 공격수와 윙어로도 뛸 수 있다. 상주상무에서 뛰던 시절엔 전방에서 탁월한 득점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이번 여름 송민규를 전북으로 보낸 포항은 빈공 위기를 맞았다. ‘공수 겸장’ 카드로 활용되는 강상우가 그 자리를 메웠다. 2골 1도움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25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윙어로 나서 1골 1도움, 26라운드 서울전에서는 전방으로 올라서 1골을 추가했다. 다이나믹 포인트에서도 공격 항목(4660점), 패스 항목(3096점) 등 득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활약상으로 많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송곳처럼 빛나는 키패스 시도(12회, 1200점)가 많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포항과 함께 중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FC의 힘도 수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원FC는 상반기 내내 라스와 무릴로를 앞세운 공격력으로 주목받았다. 이들에 대한 상대의 집중 견제가 강화된 8월에는 수비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6경기 6실점이라는 기록은 평범해 보이지만, 자그마치 3경기가 무실점이다. 여름에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호주 출신 센터백 잭슨(7390점, 전체 12위)과 곽윤호(6744점, 전체 15위)의 집중력이 좋았다. 잭슨은 특히 공중볼 경합(22회, 1100점), 인터셉트(9회, 720점)로 팀 강세를 견인했다. 곽윤호 역시 공중과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는 경합(2140점), 인터셉트(1280점), 태클(675점) 등 호수비를 펼쳤다.

■ GK 강현무(포항, 6820점, 전체 14위)

동료 한 명이 퇴장한 수적 열세 속에 상대와 2골씩 나눠 가지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 종료 직전 상대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승점이 모두 날아갈 판이다. 이럴 때 골키퍼가 씨익 웃는다. 상대 키커의 방향을 읽어낸 그는 슈팅을 막아내고 팀을 위기에서 구한다. 26라운드 서울전에 나선 강현무 이야기다.

서울전은 8월 강현무의 선방 활약을 압축한 경기였다. 8월 6경기에서 6실점한 강현무는 감점(-3600점) 요소를 압도하는 선방으로 포인트를 챙겼다. 페널티킥 선방(2000점), 클린시트(2경기, 2000점), 캐칭(2500점), 펀칭(1600점) 등 골키퍼의 미덕으로 꼽히는 주요 항목에서 많은 점수를 확보했다. 팀이 수비에서 위기 상황을 맞을 때마다 역설적으로 강현무의 존재감이 빛났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니체의 말은 이번 시즌 강현무에게 유효한 금언이다.

■ K리그2 안양과 대전의 거센 추격전

K리그2 선두 싸움이 치열해졌다. 김천상무(승점 48)가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안양의 추격전이 거세다. 8월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3승 2무) 김천에 승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안양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공격수 조나탄이다. 8월에만 3경기 연속골을 포함해 4골을 넣었다. 골감각이 매섭다. 득점(6400점)과 유효슈팅(10회) 등 공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점수를 쌓았다. 다이나믹 포인트 1위 자리에 오른 배경이다.

선두권 다툼에 장작을 댄 팀은 또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이다. 4승 1패로 승수를 쌓으며 승점 44를 확보했다. 이 기간 동안 대전은 6골을 넣고 4골을 내줬는데, 27라운드 부천전에서만 4실점 했다. 한 경기 대량 실점이 아쉽지만 4경기 동안 보여준 무실점의 수비 집중력은 훌륭했다. 다이나믹 포인트 2위에 랭크된 서영재(8472점)는 공수에서 균형을 유지한 대전의 상징이다. 측면 수비수임에도 1골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에 기여했다. 키패스(8회)와 크로스(8회)가 주 무기다.

다이나믹 포인트 3위에는 부천 박창준(MF, 7925점, 전체 3위)의 이름이 올랐다. 꼴찌팀에서 이례적으로 상위권에 오른 선수다. 팀이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3골을 넣는 등 분투하고 있다. 그 뒤를 ‘다크호스’ 충남아산의 김강국(MF, 7710점)과 김인균(MF, 7655점)이 이었다. 김강국은 1골 1도움 외에 적극적인 수비로 힘을 보탰다. 김인균 역시 2골 1도움으로 팀 강세를 뒷받침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