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손 카바니(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딘손 카바니(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마커스 래시포드와 메이슨 그린우드는 계속해서 에딘손 카바니와 훈련할 필요가 있다. 카바니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다 득점자인 앨런 시어러(260골)가 후배 공격수들을 위해 조언한 한 마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7번 카바니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카바니는 팔레르모, 나폴리, 파리생제르맹을 거치며 556경기에서 341골을 터뜨린 골잡이다.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도 A매치에 118경기에 출전해 51골을 넣었다. 가장 특징적인 움직임은 돌아뛰거나 대각선으로 침투하면서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카바니의 장점은 단순히 득점에만 있지 않다. 유럽 빅리그와 국제 무대에서 카바니가 정상급 공격수로 꼽히는 것은 더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 공격수로서 팀에 기여하는 법을 제대로 안다.

5번째 선발 경기에서도 카바니는 공격 포인트는 없었으나 여전한 진가를 보여줬다. 맨유도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울버햄턴을 1-0으로 이기며 2위로 순위를 올렸다.

카바니는 언급한 대로 수비 뒤를 노리는 공격수다. 또한 머리와 발을 모두 잘 쓴다. 직선적으로 침투하는 카바니는 직접 골을 노리기도 하지만, 수비를 끌고 움직이면서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효과도 제공한다.

골에만 집착하는 것도 아니다. 카바니는 후방으로 종종 내려와 공을 받아주고 동료에게 연결한다. 수비진의 시선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면서 역시 동료들에게 여유를 준다. 동시에 패스를 내주면서 자신에게 쏠렸던 수비수들의 시선을 동료에게 돌릴 수 있다. 패스를 내준 뒤엔 곧장 다시 페널티박스로 이동하는데, 이땐 다시 '골잡이'로서 득점을 노린다. 단순한 움직임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측면으로 곧잘 움직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공격 전개를 부드럽게 하면서도, 수비의 견제를 따돌릴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이다.

지난 10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선 카바니 효과가 확실했다. 답답하던 경기를 단번에 바꾼 카드가 후반전 교체로 출전한 카바니였다. 시어러는 당시 'MOTD'에 "후반전의 변화를 보면, 카바니는 충분히 영리했고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다. 카바니는 페널티박스로 움직이고 크로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카바니는 또한 경기장을 넓게 썼다"고 분석했다. 카바니는 2골 1도움을 올리며 수치로도 맹활약했다.

래시포드, 그린우드, 앙토니 마시알과 확연히 비교되는 특성이다. 세 선수 모두 빠른 발과 드리블 기술을 갖췄다. 역습 때 속도를 붙일 때는 막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하지만 상대가 간격을 촘촘하게 수비를 세워서 공간이 없으면 한계가 뚜렷하다. 울버햄턴전에서 래시포드는 8번 시도해 단 3번만 성공했다. 과감한 시도도 좋지만 드리블만이 답이 될 필요는 없다.

시어러는 사우샘프턴전 당시에도 "맨유는 래시포드와 그린우드를 전반전에 전방에 기용했다. 그들이 중앙 공격수로 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정통파 9번이 부족하다. 폭넓게 움직이지도 않았고, 중심이 되지도 못했다"고 논평했다. 래시포드와 그린우드가 중앙에 단순하게 머무르면서 공간을 만들지 못하자 팀 전체가 둔화됐다는 뜻이다.

울버햄턴전의 영웅은 결승 골을 넣은 래시포드였다. 하지만 카바니 역시 경기 내내 팀 플레이를 하며 기여했다. 시어러는 "그가 어디 있고 득점을 하는지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수준 있는 움직임을보여준다. 어시스트할 수도 있고, 득점을 할 수도 있다"며 카바니를 칭찬했다.

투지와 수비 가담의 측면에서도 돋보였다. 카바니는 후반전 동료들의 체력이 저하되자 중원까지 내려와 수비를 펼쳤다. 최전방에서도 압박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33세 베테랑 선수로서 동료들의 귀감이 될 만한 움직임이었다.

래시포드, 마시알, 그린우드까지 맨유의 공격진은 젊고 재능이 넘친다. 하지만 선수로서 성장할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고, 멘토의 존재는 성장을 끌어줄 수 있을 것이다. 카바니는 경기력은 물론 태도와 인성까지 두루 갖춘 선수다.

영국 공영 매체 'BBC'에 따르면 맨유가 카바니와 1년 계약 연장을 추진하려 한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이 카바니를 붙잡아두려는 데엔 이유가 있다. 또한 맨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이후 '7번'을 단 선수들의 부진 역시 끊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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