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은 ‘2020 도쿄올림픽’에 쓸 선수들을 추리는 등용문이기도 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회의 선수 발굴은 대성공을 거뒀다.

26일(한국시간) 태국의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2020 태국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는 3위까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준다. 한국은 결승 진출만으로 이미 올림픽행 티켓을 딴 상태였다. 우승은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위한 U23(당시 U22) 대표팀이 처음 꾸려질 때와 비교하면 많은 선수 변화를 겪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활약할 만한 선수들을 다수 찾아냈다는 점이 우승 못지않은 수확이다.

특히 큰 덩치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팀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골키퍼 송범근(194cm), 센터백 정태욱(194cm),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187cm), 공격수 오세훈(193cm)의 발굴이 수확이다. 송범근과 정태욱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올림픽 선수풀에서 처음에는 제외돼 있었으나 김 감독이 고심 끝에 택했고, 그만한 가치를 대회에서 증명했다. 청소년 대표 에이스와는 거리가 멀었던 원두재, 지난해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 중 가장 먼저 팀 김학범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한 21세 오세훈 모두 처음부터 주전으로 예정된 선수는 아니었다.

이들은 골키퍼부터 최전방까지 이어지는 팀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선발명단 구성의 기본이라고 흔히 이야기되는 ‘척추’ 라인이다. 여기에 살을 붙이는 식으로 쉽게 라인업을 짤 수 있게 된다. 이들이 올림픽 본선에서까지 중용된다면 한국은 몸싸움 능력이 좋은 장신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며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에서 이점을 갖고 대회를 준비할 수 있다.

이 척추 라인은 장차 합류할 해외파 선수들 및 와일드카드와도 잘 섞여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합류할 것이 가장 유력한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는 분주히 돌아다니며 패스를 순환시킨다는 점에서 수비적인 원두재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이 합류할 경우 U20 월드컵에서 오세훈과 보여줬던 훌륭한 호흡이 재현될 수 있다. 와일드카드가 쓰일 대표적인 포지션으로 거론되는 센터백의 경우, 정태욱의 등장으로 인해 한결 여유를 갖고 선수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밖에도 여러 선수들이 올림픽에 갈 자격을 증명했다. 라이트백 이유현이 과거 청소년 대표팀에서의 불안했던 모습을 씻고 안정적인 빌드업을 보여줬다. 선수단이 18명 뿐이라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한 올림픽 특성상 좌우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진야, 강윤성 모두 각각 가치가 높다. 각각 다른 스타일의 2선 자원인 김대원, 엄원상, 이동준, 김진규, 이동경, 정승원 등이 풍부하게 확보돼 있어 퍼즐 맞추기에 용이해졌다. 와일드카드로 새로운 공격 에이스가 합류할 경우 여기에 맞는 스타일의 선수들로 좋은 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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