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우리가 이겨야 다음 세대들이 더 축구를 하지 않겠나”
여자축구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 조금 비장함이 느껴진다.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모든 선수들이 지닌 것보다 더 큰 부담을 안고 뛰는 듯하다.
여자축구 저변이 너무 부실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황금세대를 맞았다. 지소연 또래가 2010년에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고 여민지 세대가 같은 해에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들이 거의 그대로 자라 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뒤를 이을 선수는 많이 보이지 않다. 절대적으로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0년 여자축구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여자축구 활성화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13년까지 총 49억 8천만 원을 지원해 초·중·고·대학 여자축구팀을 57개에서 102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은 아쉽게 마무리됐다. 학부모의 바람은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 구조 그대로 규모만 키우려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대표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서라도 여자축구를 광고 혹은 홍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나 여자축구연맹이 홍보팀이 해야 할 일을 이들이 나눠서 하고 있는 셈이다. 여자축구 선수들이 패하면 눈물을 흘리는 이유 중에는 이런 미래에 대한 아쉬움도 포함돼 있다.
“어린 친구들이 우리 모습을 보면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축구를 하고 싶다. 많은 분이 지켜봤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고 있다." (지소연, 2015년 17년 만에 여자 축구 친선전을 한 뒤 인터뷰에서)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색깔을 바꾸지 못했지만 3대회 연속 동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썼다. 선수들은 할 일을 다 한 셈이다. 이제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 행정을 책임지는 이들이 나설 때다. 여자축구 저변을 넓혀서 좋은 성적을 내자는 게 아니다. 여자축구 구조가 단단해지면 선수 수급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축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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