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진수는 K리그 데뷔전에서 복잡하고 화려한 골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수비수가 즉흥으로 기쁨을 표현했다기엔 연습한 티가 났다.

지난 5일 전주종합운동장에 들어선 김진수는 일본과 독일을 거쳐 프로 데뷔 6년 만에 첫 K리그 경기를 가졌다. 전북현대의 왼쪽 수비수로 출장한 김진수는 전반 39분 왼발잡이가 차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날렸다. 슛은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날아들었다. 김진수의 K리그 데뷔골이다.

골을 넣은 김진수는 동료들에게 둘러싸야 기쁨을 나눈 뒤 준비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날 함께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신인 센터백 김민재와 마주보고 손을 복잡하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손가락 바깥쪽으로 치고, 손바닥 안쪽으로 치고, 손을 잡았다가 다시 손바닥으로 치고, 손등으로 치고 마지막에 한 팔을 옆으로 쭉 펴며 댑을 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와 제시 린가드가 다양하게 계발해 즐기는 걸로 유명한 둘만의 고유한 악수 동작이다.

미리 준비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수비수가 데뷔전에서 그 동작을 했다는 것도 드문 상황이다. 김진수의 역대 프로 득점은 일본에서 뛰던 시절의 1골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안에 준비한 세리머니를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세리머니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함께 준비한 김민재 역시 득점 가능성이 낮은 센터백이었다.

김민재는 두 선수가 세리머니를 준비한 엉뚱한 이유를 밝혔다. 누가 골을 넣든 둘이서 이 동작을 하자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신욱이 골을 넣더라도 가서 축하해 준 뒤 경기장 구석에서 우리끼리 이 동작을 할 생각이었다.” 득점자도 아니면서 그런 동작을 하면 이상해보이지 않냐고 묻자 “그래도 신비해보이긴 하지 않을까? 신비주의를 콘셉트로 잡았다”며 웃었다.

절묘하게도 김진수가 전북의 시즌 첫 골을 넣었고, 두 선수는 골도 못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 김민재는 “김진수와 최근에 급격하게 친해졌다. 같이 방을 쓰는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많이 하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 이 동작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파트너에게 엄격하다. “김진수가 하자고 한 건데 본인이 틀렸다.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잘 모르시겠지만 손가락으로 치는 부분에서 약간 틀린 게 있다. 세리머니의 경기력이 낮아서 아쉽다.”

최강희 감독이 입단 전부터 높은 잠재성을 인정했던 김민재는 이날 전북이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센터백 이재성과 함께 선발 출장했다. 기대대로 큰 흠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김민재는 데뷔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기 만족하지 않는다며 “재성이 형과 아직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 둘이 같이 전남전 비디오를 보며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골도 연구하고 세리머니도 연구하느라 바쁜 숙소 생활 중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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