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가 올해 전반기 홈 구장인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트랙이 있는 종합구장을 쓰는 신세지만 분위기 면에선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선수들의 발에서 모래가 피어오르는 모습 때문에 잔디에 대한 우려가 생겼는데, 전북 측은 다음 홈 경기부터 훨씬 나아질 거라고 말했다.

전북은 5일 홈 개막전에서 전남드래곤즈에 2-1로 승리했다. 종합운동장은 원래 홈 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2017 FIFA U-20 월드컵’ 개최 구장으로서 보수 작업을 하는 동안 전북이 쓸 경기장이다. 2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20,935명이 입장해 흥행 면에선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조명 시설이 부실해 야간 경기를 할 수 없는 경기장이지만 K리그 주간 홈 경기만 개최하면 되는 전북으로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종합운동장을 새단장하느라 프리 시즌을 바쁘게 보냈다는 전북 관계자는 “첫 경기에서 심각한 항의는 들어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관중들의 불만 사항은 빠르게 개선하려 생각하고 있다. 오늘 관련 회의를 했다. 다음 홈 경기(4월 2일)까지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그동안 잔디와 주변 시설을 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대회를 개최한지 오래된 종합운동장은 최근 사무실로 더 많이 쓰이고 있었다. 지역 체육 기관 등 입주 기관이 50여 곳이나 됐다. 실내 공간 대부분을 다른 기관이 쓰고 있는 상태에서 심판실, 중계팀 대기실, 추가 화장실 등을 만들 공간이 나지 않았다. 전북은 컨테이너를 여러 대 들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관중석 의자 중 노후한 것도 부분적으로 교체했다.

전용구장이 아닌 종합 경기장이라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우려됐지만, 종합구장 치고 많이 먼 거리는 아니었다. 경기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형 종합경기장에서 발생하는 ‘비어 보이는’ 문제도 없었다. 전주 도심과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감안하면 홈 경기마다 2만 여명 관중을 기대할 수 있어 관람 분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선수들이 골을 넣고 트랙을 넘어 관중들 앞으로 달려가는 장면도 전북 팬들에겐 오랜만이었다.

경기 전후 문화도 달라졌다. 전주시 외곽에 있는 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종합운동장은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전북대학교 인근에 있다. 전북은 주차 공간 문제도 전북대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 중이다. 경기 앞뒤로 자연스럽게 번화가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 전북 관계자는 “관중들이 경기 앞뒤로 즐길 거리가 생겼다는 건 긍정적이다.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잔디에서 흙먼지가 자주 피어올랐던 건 새로 심은 잔디가 모판째 들리는 걸 방지하려고 모래를 많이 뿌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전북은 종합운동장 잔디를 축구에 쓰이는 양잔디로 전면 교체했다. 중계에서 흙이 많이 보였던 건 잔디 위에 뿌린 것이지, 아예 잔디가 비었던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새로 심은 지 얼마 안 된 잔디가 들리는 걸 막기 위해 각 모판을 일반적인 크기보다 작게 잘랐고, 뿌리도 깊게 떴다. 지난해 후반기에 월드컵경기장 잔디가 통째로 들리는 현상으로 고생했던 전북이 나름대로 찾은 노하우다. 들리는 현상 없이 전남전을 넘긴 전북 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잔디가 잘 자리 잡길 기다리고 있다.

새 잔디가 잘 자리잡으면 종합운동장도 U-20 월드컵 참가팀의 훈련 시설로 쓸 수 있게 된다. 애초 전북은 클럽하우스의 선수 훈련용 구장까지 U-20 월드컵에 제공할 예정이었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종합운동장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 클럽하우스를 다른 팀과 공유하는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이 경기에서 뛴 한 선수는 “잔디 높낮이가 계속 달랐고, 흙이 많았다. 불규칙 바운드가 심했다. 공이 튈 때마다 긴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모판을 작게 잘라서 더 심했던 현상이다. 전북은 예정대로 다음 홈 경기까지 잔디 이식이 끝나고 한 번 더 깎아내면 훌륭한 사철잔디 구장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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