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상하이(중국)]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지난 시즌에는 15번이나 졌다. 이제 한 번 졌다”

 

이장수 창춘야타이 감독은 살짝 웃었다.

 

창춘은 4일 상하이상강과 한 ‘2017 중국 슈퍼리그(CSL)’ 개막전에서 1-5로 역전패 당했다. 다음 날 아침 만난 이 감독은 “어제 밤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정신이 번쩍 든다. 다시 팀을 정비해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상하이상강은 어찌됐든 우리보다 좋은 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감독만 아쉬움을 곱씹은 것은 아니다. 5일 상하이선화와 경기 한 최용수 장쑤쑤닝 감독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4골을 내주며 패했다. 핵심 선수 로저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전반에 나왔고, 애매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크게 졌다. 최 감독은 “원정 경기는 쉽지 않다. 초반부터 쉽지 않은데 빨리 회복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맞대결을 벌인 장외룡 충칭당다이 감독과 박태하 연변부덕 감독은 비기며 승점 1점을 나눠 가졌다. 두 감독은 이 감독과 최 감독보다는 나은 개막전을 보냈다. 홈에서 경기를 주도한 장 감독은 원정에서 바라던 승점 1점을 얻은 박 감독보다 안타까움이 컸다. 박 감독은 “(수비적인 전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CSL 소속 한국 선수 대부분은 감독보다 더 쓴 개막전을 치렀다. 시즌 개막에 앞서 중국 축구협회가 내놓은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경기당 연인원 3명)에 바로 영향을 받았다. CSL에서 뛰는 한국 선수 10명 중 4명(홍정호, 정우영, 김승대, 황석호)만 경기에 나섰다. 나머지는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선발로 외국인 3명을 쓰면 외국인 선수가 벤치에도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전한 선수 4명 중 황석호를 제외한 3명이 지닌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한국인 감독과 함께 한다. 홍정호는 최 감독, 정우영은 장 감독, 김승대는 박 감독과 같은 팀이다. 냉정하게 따지면 연변에서 뛰는 윤빛가람 정도만 다음 경기에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연변은 원정에서는 수비적인 전략을 쓰고, 홈에서는 적극적으로 승리를 노린다. 공격적인 경기에는 윤빛가람이 필요하다.

나머지 선수는 안개 속에 있다. 한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은 모두 외국인 5명을 채웠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수비수다. 외국인 감독들은 수비는 중국인 선수에 맡기고 외국인 3명에게 공격을 맡기는 걸 선호한다. 직접 본 상하이선화와 장쑤쑤닝 경기에서도 구스 포예트 상하이선화 감독은 카를로스 테베스, 프레디 구아린, 지오반니 모레노를 쓰고 김기희를 뺐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 나서는 팀에 소속된 선수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ACL에서는 아시아쿼터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홍정호와 김형일(6월 이후 김영권)은 다른 선수들보다는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5월 이후에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개막전을 치렀을 뿐이다. 수비 불안을 노출한 팀은 중국인 수비수를 빼고 한국인 수비수를 쓸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5경기 이상은 치러야 중국 축구협회가 내놓은 제도가 미친 영향과 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 분명한 게 있다면 지난 시즌보다 한국인 감독과 선수가 경쟁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CSL은 오는 10~12일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2라운드를 한 이후에는 2주간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간다. 중국 축구협회는 중국 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7차전을 준비할 시간을 더 주기 위해 다른 리그보다 휴식기를 길게 잡았다. 

 

글=류청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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