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성남FC는 개막 전부터 12명을 잃은 채 시즌을 시작했고, 한 경기를 치르자 13번째 부상 선수가 나왔다. 개막전 전부터 한숨을 푹푹 쉰 박경훈 감독은 경기 후 더 착잡한 표정이 됐다.

성남은 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부산아이파크를 상대로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0-1 패배였다. 국가대표 공격수들의 맞대결에서 성남의 황의조는 득점에 실패했고, 부산은 이정협이 전반 9분 결승골을 넣었다.

성남을 경기 전부터 괴롭힌 건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이었다. 야심차게 외국인 선수 4명을 모두 영입했지만 파울로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성남 데뷔전을 치렀을 뿐 오르슐리치, 네코, 비도시치가 모두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조재철, 김영신, 안상현 등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총 12명이 빠졌다.

성남의 부상 도미노는 끝이 아니었다. 부산과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주전 라이트백인 이태희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성남 관계자는 “이태희는 6일 정밀검진을 해 봐야겠지만 일단 염좌로 보이는 상태다. 큰 부상이 아니라면 오래지않아 복귀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두 경기는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일단 3월을 잘 버텨야 한다”며 12일 대전시티즌 원정, 18일 수원FC와의 홈 경기까지 정상적인 경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부상자 13명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무리한 일정의 여파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성남은 K리그팀 중 가장 늦은 2월 23일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귀국했다. 박 감독은 전지훈련 일정을 앞당겨보려 했으나 정해진 귀국일을 바꾸는데 결국 실패했다. 귀국 후 선수들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교육, 출정식 등 구단 행사, 연습 경기 등을 치르느라 지친 심신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여파로 이창훈이 부산전에서 벤치로 물러났다. 이창훈은 별 부상이 없지만 감기몸살 증세로 컨디션이 나쁜 상태였다. 성남은 부산전에서 상대가 투톱을 쓸 걸 예상하고 평소 포메이션인 4-2-3-1 대신 3-4-2-1로 경기를 시작했다. 이창훈을 빼며 공격형 미드필더를 줄여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가피한 변화였다. 여기에 부산이 성남의 예상과 달리 원톱으로 경기를 시작하며 성남의 계획은 처음부터 어그러졌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전술적으로 초반에 안 좋았던 건 감독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책임을 인정했지만 실제 경기 내용이 그만큼 나쁜 건 아니었다. 성남은 슈팅 횟수에서 15 대 7, 유효슈팅 횟수에서 8 대 6으로 부산보다 앞섰다. 승패는 경기력보다 결정력에서 갈렸다. 문전에서 머뭇대다 결정적인 기회를 수차례 놓쳤지만 득점 기회를 만드는 건 의도대로 됐다.

패배 속에서 찾은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는 정확한 롱 패스다. 박 감독은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짧은 패스를 선호했다. 성남에선 긴 패스도 어느 정도 병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부산을 상대로 짧은 패스 전진은 잘 이뤄지지 않은 대신 센터백에게서 시작되는 롱 패스의 정확도는 높은 편이었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간 배승진은 측면으로 벌려주는 패스뿐 아니라 황의조의 침투를 이끌어내는 스루 패스까지 선보였다. 패스 능력을 보고 데려온 센터백 오르슐리치가 선발 라인업에 합류하면 성남의 빌드업은 더 나아질 수 있다.

부상자 중 오르슐리치, 네코 등은 3월이 지나기 전 전력에 복귀할 전망이다. 부산전에서 갑작스레 수비적인 축구를 하려다 낭패를 본 성남은 팀 전력이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원래 의도한 공격 축구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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