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해 클럽월드컵 당시 공개한 비디오 판독 장면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는 올해 하반기에 비디오 판독(vidio assisatant referees system, VAR)을 시범 도입한다. 주심이 경기를 중단하고 모니터를 보며 판정을 뒤집는 모습을 하반기부터 볼 수 있게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17 K리그 판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비디오 판독 도입 계획을 설명했다. 프로연맹은 2~3일 사이에 IFAB(국제축구평의회)에 승인 신청을 한다. 7~9일에 시스템을 운영 중인 네덜란드의 비디오 판독 팀장을 초청해 국내 교육을 진행한다. 5~7월에 걸쳐 K리그 전체 경기장에서 각 3회 이상 오프라인 테스트를 한 뒤 7월 중순부터 실전에 적용하게 된다. K리그 클래식 각 팀이 세 번째 맞붙는 ‘3라운드’부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쓰인 뒤 분석, 보완을 통해 내년 본격 도입을 준비하게 된다.

비디오 판독은 지난해 12월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에서 쓰이며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의 준결승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온사이드였음이 밝혀지며 복권됐다. IFAB는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 미국, 브라질, 호주의 테스트 도입을 승인한 상태다. 5월 열리는 FIFA U-20 월드컵과 K리그까지 올해 한국에서만 2개 대회에서 비디오 판독이 쓰이게 된다.

비디오 판독은 축구계의 대세다. FIFA는 클럽월드컵에서 비디오 판독이 성공적으로 운영됐다며 큰 결함이 발견되지 않는 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쓸 방침을 갖고 있다. 골라인 테크놀로지에 이어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며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판정은 점차 기계화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보다 앞서 도입하는 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비용 부담도 있다. 김진형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시범 도입에 9억 원 정도 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본격 도입하면 연간 20억 원 정도가 들 수 있다. 프로연맹의 지난해 지출이 총 233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비디오 판독은 큰 돈이 드는 사업이다. 프로연맹은 가장 설치비용이 저렴한 차량형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론 K리그 전체 비디오 판독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리플레이 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방식이다.

판정에 대한 불신을 줄이는 건 K리그의 당면 과제다. K리그는 2015년 경남FC, 2016년 전북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판정의 객관성이 의심되고 있다. 편파 판정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대중의 불신은 어쩔 수 없었다. 2012년 당시 심판진 중 50%를 교체하며 K리그 심판의 인적 쇄신을 진행했고 배정 관련 부정 행위가 어렵도록 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매수 파문과 함께 현재 제도 아래서도 부정 행위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비디오 판독은 배구처럼 팀의 신청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주심의 판단으로 이뤄진다. 카메라는 최소 8대가 배치된다. 주심은 차량에서 경기 영상을 실시간 분석하고 있는 비디오 심판과 무선으로 소통하며 애매한 장면에 대한 의견을 구하게 된다. 득점 장면, 페널티 킥, 퇴장, 엉뚱한 선수에게 카드를 준 것 등 4가지 상황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특히 양팀 선수가 문전에서 엉켜 있는 상황에 자주 쓰일 것으로 보인다. 클럽월드컵에서도 득점과 직결되는 판정에 두 번 쓰였다.

K리그 감독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기형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기술이 그만큼 발달했고 오랜 시간 투자해 도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심판도 사람이다. 실수로 못 보는 장면이 생긴다”고 했다. 다만 비디오 판독에 의해 경기 흐름이 얼마나 끊길지, 경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는 고민거리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맨유-리버풀 한국에서 '빅 클럽' 인증...'반박불가'
손흥민부터 이승우까지, '6인방’ 수트핏 공개
풋볼리스트 '4월 엘클라시코 배낭여행단 모집'
[오피셜] 맨유 귄도안 영입 완료...'6주 테스트' 합격
축구 기자, 축구 PD, 축구 해설위원 구직자를 위한 특강 개강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