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의 투입은 토트넘홋스퍼가 한 명 적은 가운데서도 골을 터뜨린 원동력을 제공했다. 그러나 효과는 짧았다.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을 가진 토트넘은 헨트와 2-2 무승부에 그쳤다. 1차전 0-1 패배를 뒤집지 못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했다.

토트넘은 전반전에 이미 자멸의 분위기를 풍겼다. 전반 10분 에릭 다이에의 장거리 패스를 받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선제골은 좋았지만 10분 뒤 해리 케인의 헤딩 자책골로 승부가 원점이 됐다. 전반 39분 델레 알리가 고질적인 거친 플레이로 퇴장 당했다.

헨트는 소극적이었다. 한 명이 적은 가운데 후반전을 맞이하면서 빠르게 두 명을 교체했는데 둘 다 미드필드를 강화하는 교체였다. 원정골을 먼저 넣은 헨트는 한 골 차로 패배하더라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태였다. 후반전 동안 두 골을 내주지만 않으면 되는 헨트의 입장이 더 여유로웠다.

반면 토트넘은 한 명이 적은 상태에서도 경기 주도권을 유지하며 전술적, 정신적으로 훌륭한 후반전 초반을 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수 교체를 빠르게 하지 않았다. 3-4-2-1로 시작한 경기는 3-4-1-1 형태로 진행됐는데,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하며 헨트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러나 알리 없이 에릭센, 케인 중심으로 하는 공격은 카일 워커가 아무리 오버래핑을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 13분 윙백 벤 데이비스를 빼고 윙어 손흥민을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한 명 늘렸다. 이때 포메이션은 4-2-3 비슷하게 변했다. 수비수 네 명 중 워커만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는 변형 포백처럼 됐고, 손흥민은 왼쪽 윙어 자리에서 주로 움직이되 상황에 따라 중앙과 오른쪽까지 오갔다.

공격 숫자를 늘리며 공격의 좌우 간격을 벌린 토트넘의 선택은 단 3분 뒤 득점으로 이어졌다. 왼쪽은 손흥민, 오른쪽은 워커가 헨트 수비를 동시에 흔들었다. 토트넘 공격은 손흥민 쪽에서 시작해 오른쪽을 거쳐 중앙으로 이어졌다. 순간적으로 슈팅 타이밍이 생기자 빅터 완야마가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한 골이 더 필요했고, 더 몰아쳐야 하는 시점에 결정을 짓지 못했다. 에릭센이 케인의 스루 패스를 받아 수비의 배후로 침투했을 때 느린 스피드 때문에 막혔고,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했으나 동료가 받지 못했다. 워커가 문전까지 올라가 날린 오른발 슛은 살짝 빗나갔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을 얻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어찌어찌 버틴 헨트는 교체 투입된 공격수 제레미 페르베가 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좌절시켰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를 하던 토트넘은 늘 역습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미드필드의 압박이 약해지자 수비진의 불안이 바로 드러났다. 수비와 공격이 3대 3인 상황에서 헨트의 스루 패스가 이어지자 토트넘 수비의 배후가 한 번에 뚫렸다. 칼리파 쿨리발리가 공을 몰고 가 올렸고, 다이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페르베가 밀어 넣었다.

실점 이후 크게 좌절한 다이어는 흥분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 44분 공격수 빈센트 얀센과 교체됐고, 토트넘은 케인을 중심으로 끝까지 힘을 내 봤으나 골을 만들지 못했다. 케인은 이날 위협적인 플레이를 많이 했으나 결국 득점은 자책골 하나뿐이었다.

이날 총 슈팅 횟수는 27대 6으로 토트넘이 압도했으나 골 숫자는 똑같았다. 경기 장악이 골로 이어지지 않을 때 손흥민을 투입하며 팀 득점력을 끌어올린 포체티노 감독의 전략은 즉시 효과를 발휘했으나 조금 더 오래 지속돼 추가골까지 만들진 못했다. 토트넘이 득점 기회를 낭비하는 사이 약점이 드러났고, 오히려 동점골을 허용한 뒤 탈락했다. 퇴장과 자책골을 극복하고 역전승 직전까지 갔던 토트넘이 막판 다시 무너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축구게임 괴물 '가비골, 유럽에서 득점포 가동 시작
세계 최고 몸값의 DNA, 포그바 VS 포그바 결과는
풋볼리스트 '4월 엘클라시코 배낭여행단 모집'
입양 2세 아약스 유망주 "한국이 원하면 귀화한다"
맨유까지 날아간 '한국의 축덕들' 인증샷 찍고 '함박웃음'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