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외국인 선수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2017시즌에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올 시즌 K리그클래식의 외국인 선수 구성은 변화가 많다. 국적부터, 포지션, 보강 경향까지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 ‘풋볼리스트’는 2017시즌 K리그 외국인 선수 구성의 새로운 트렌드를 정리했다.

 

한국이 매력적인 여행지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축구 선수들에겐 살아볼 만한 나라에 속한다.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적 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선수의 사정보다 구단의 사정이 반영된 흐름이다.

현재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한국을 한 번 떠났다가 일정 간격을 두고 다시 돌아온 선수는 8명이다. 수원삼성은 산토스와 조나탄 두 명이나 된다. FC서울의 데얀, 전남드래곤즈의 자일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정상급 공격수였다. 전북현대의 에두, 강원FC의 세르징요도 있다.

이번 겨울에도 두 명이 합류했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영입한 웨슬리는 전남, 강원, 부산아이파크에 이어 K리그 팀만 네 번째다. 가장 최근인 2015년 부산에서 활약한 뒤 지난해 태국, 일본을 거쳤다. 정상 컨디션으로 시즌을 소화한다면 최전방뿐 아니라 측면 공격까지 오가며 시즌 10골 정도를 넣을 수 있는 공격수다.

성남FC의 네코는 무려 6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2010년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좋은 활약을 했으나 이후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거치며 경력이 추락했다. 제주 시절 함께 했던 박경훈 성남 감독과 손을 잡고 부활을 꿈꾼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실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훈련에서 네코가 보이는 경기력은 기대에 부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안에서 외국인 선수가 이적하는 케이스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현역 K리거 중 6명이 여기 해당한다. 그중 강원의 쯔엉(전 인천), 성남의 파울로(전 대구), 부산의 루키안(전 경남), 대전의 크리스찬(전 경남), 안양의 쿠아쿠(전 충주험멜)가 모두 이번 겨울에 팀을 옮겼다. 부상으로 전반기를 걸러야 하는 전북현대의 로페즈(전 제주)는 2015년 K리그 활약상을 바탕으로 그해 12월 전북의 러브콜을 이끌어낸 경우다.

큰 틀에서는 외국인 선수 영입이 합리화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외국인 선수 영입은 말 그대로 도박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영입에 실패할 경우 만족스런 선수가 나올 때까지 반년 단위로 계속 선수를 바꾸는 팀도 있었다. 브라질 3, 4부 리그에서 데려오는 선수의 경우 철저한 검증은 힘들다.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도 당연했다.

K리그에서 이미 뛰어 본 선수라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적응력, 생활 태도, K리그와의 전술적 조화 등을 구체적으로 검증한 뒤 영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특히 감독의 의사가 적극 반영되는 팀의 경우, 외국인 선수를 수급할 때도 감독 본인의 경험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국제적 이적시장이랄 것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던 과거와 달리, 각국의 이적시장이 연결돼 있다는 것도 외국인 선수의 한국 재진출이 늘어나는 이유다. 특히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이적시장은 K리그와 연계되어 돌아간다. 동유럽이나 남미 출신 선수들은 안정적으로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아시아에서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한다. 선수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중국으로 갔다가 돌아온 선수(데얀, 산토스, 에두), 태국에서 돌아온 선수(웨슬리, 세르징요), 일본과 중동에서 돌아온 자일 등 아시아를 거친 선수들이 한 흐름을 형성했다.

또 한 가지 새로운 양상은 비교적 중하위권에 해당하는 팀에서 상위권으로 선수가 이동하는 것이다. 빅리그에서 흔히 보이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한국에선 비교적 드물었다. FC서울 정도가 비교적 꾸준히 다른 팀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는 구단이었다.

특히 K리그 챌린지가 출범한 뒤, 챌린지에서 통한 선수는 클래식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지자 국내 이동이 더 활발해졌다. 아드리아노가 2014년 챌린지 득점왕에 오른 뒤 클래식에서도 최고급 활약을 하고 스좌좡융창으로 이적했다. 2015년 챌린지 득점왕 조나탄도 수원삼성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 지난해 챌린지에서 압도적인 외국인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올해 클래식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챌린지 수준급의 활약을 한 선수들이 다른 챌린지 팀으로 이적해 올해도 한국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외국인 선수 성공률이 높은 팀들은 본의 아니게 리그 전체의 스카우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는 산토스, 자일, 로페즈 등을 각 팀으로 보냈다. 챌린지에서 브라질 정보망이 가장 좋은 팀이었던 대구도 파울로, 조나탄, 세르징요 등을 배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적료가 발생해 구단 살림에 도움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여전히 외국인 선수는 실패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임대 형식으로 영입하거나 1년 계약만 맺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즌을 마치면 일단 브라질로 돌아갔다가 새로운 K리그 팀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한국에 오는 식이다. 이런 과정에서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약 1년 전 로페즈를 임대로 보유하고 있던 제주가 전북의 협의 없는 영입 시도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던 것이 한 예다. 제주는 로페즈의 소유권을 영입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적법 여부를 떠나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가 나갔다 들어오기도 하고, 해외 리그로 보내며 이적료를 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성남은 지난해 티아고를 임대 형식으로 영입하면서도 기간을 2년으로 길게 설정했고, 기간 내에 이적할 경우 이적료 수익을 분배한다는 유리한 조건의 계약서를 썼다. 티아고가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반년 만에 팀을 옮기면서 성남에 남긴 이적료는 300만 달러(약 35억 원)나 됐다. 이적료를 벌 가능성이 있다면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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