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황)인범이 기사 좀 많이 써주세요”

 

대전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김진규(33)는 후배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김진규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무르시아 한 호텔에서 ‘풋볼리스트’와 인터뷰하다 지나가던 황인범을 보고 불러 세웠다.

 

“황인범 이리 와서 앉아라”

 

김진규는 어색한 표정으로 옆에 앉은 황인범을 한 번 보더니 “인범이가 정말 축구를 잘한다. 정말 깜짝 놀랐다. 뒤에서 보는데 정말 축구를 잘하더라. 그래서 만나는 선수마다 인범이 이야기를 한는데, 나만 빼고 다 (황인범을) 알고 있더라”라며 “우리 인범이 기사 좀 많이 써달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선배 옆에 앉은 황인범이 불편해 보여 김진규가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김진규가 대답을 가로챘다. “절대 어려워하지 않는다. 며칠 전에도 내게 ‘형 카드 좀 주세요’라고 하길래 ‘왜’라고 물었더니 ‘커피 사먹게요’라고 하더라.” 황인범은 몇 잔을 사 마셨냐는 질문에 “4잔을 사서 동료들과 나눠 마셨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진규와 황인범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대전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이영익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승격하려면 김진규 같은 경험 있는 수비수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 감독은 김진규, 김태은, 윤신영, 장원석 등을 영입해 수비진에 경험을 더했다.

평균 연령이 높아졌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게 대전 프런트 이야기다. 만 하루가 넘게 옆에서 지켜본 대전 선수단 분위기는 밝았다. 그 중심에는 가장 나이가 많고 주장 완장을 찬 김진규가 있다. 김진규는 “사실 대전에 입단할 때 막막했다. 친한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결국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내가 먼저 다가섰다”라고 했다.

 

황인범은 “진규 형 같은 선배들이 먼저 파이팅을 외치면 후배들은 따라 할 수밖에 없다”라며 “팀 분위기가 좋다. 지난 시즌까지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잘할 때는 좋았지만 위기를 만나면 잘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수비진에 형들이 있으니 든든하다. 연습 경기 때도 형들이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니 좋았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이런 분위기를 원했다. 이 감독은 세세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큰 틀만 잡아주는 편이다. 채색은 선수에게 맡긴다. 김진규는 “감독님은 정말 선수를 편하게 해주는 분”이라며 “너희들끼리 이야기하면서 해야 한다며 선수들끼리 (감독이 정한) 큰 틀 안에서 고민하고 좋은 결과를 내길 바란다”라고 했다.

 

갈 길이 멀다. 대전 목표는 승격이다. 이 감독은 구상한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20시간 이동 이동한 뒤 전지훈련지에 도착한 이후에도 오후와 저녁에 두 차례 훈련을 잡았다. 팀 분위기와 경기력을 한번에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이 감독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이영익호는 김진규와 황인범으로 대표되는 두 날개로 항해할 예정이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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