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가봉에서 진행 중인 ‘2017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은 최고 스타 두 명을 일찌감치 잃었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리야드 마레즈가 일찍 짐을 싸고 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네이션스컵 조별리그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조별 최종전에 들어갔다. 23일 A조에서 부르키나파소와 카메룬이 8가에 진출하고 가봉, 기니비사우가 탈락했다. 24일엔 세네갈과 튀니지가 생존하고 알제리, 짐바브웨가 짐을 쌌다.

개최국 가봉은 아프리카의 강호 반열에 들지 못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성장이 기대됐던 팀 중 하나다. 적도 기니와 공동개최했던 2012년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한 전례가 있었다. 당시 3골을 넣으며 공동 최다득점자였던 피에르에메릭 오마베양은 5년이 지나는 동안 더 큰 스타가 됐다.

오바메양과 함께 팀을 이끌 젊은 미드필더들이 등장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디디에 은동이 선덜랜드로 이적해 주전으로 활약 중이고, 마리오 레미나는 유벤투스 임대를 거쳐 지난해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늘어나는 시점에 네이션스컵을 유치한 가봉의 성장세가 기대됐다.

그러나 결과는 3무승부 끝에 아슬아슬한 탈락이었다. 오바메양이 골을 넣은 두 경기에서 1-1로 비겼고, 나머지 한 경기는 0-0 무승부에 그쳤다. 가봉은 현재 진행 중인 월드컵 예선에서도 4경기 1득점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이 가장 큰 문제다. 개최국 돌풍을 일으킬 공격수가 부족했다.

가봉과 달리 알제리의 탈락은 진짜 이변이었다. 알제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고, 리야드 마레즈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며 여전히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월드컵 멤버들 대부분이 더 성장한 상태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알제리의 문제는 수비였다. 세 경기에서 꼬박꼬박 2골씩 내주고 5득점 6실점을 기록, 2무 1패로 탈락한 건 수비 불안 탓이 컸다. 짐바브웨와 가진 1차전에서는 모크타르 벨키테르가 페널티킥을 헌납했고, 튀니지를 상대한 2차전에선 파우치 굴람이 초보적인 백패스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반드시 이겨야 희망을 살릴 수 있었던 24일 세네갈전에서는 루즈볼을 번번이 세네갈의 2차 공격 기회로 내주며 결국 탈락했다. 마레즈와 이슬람 슬리마니가 각각 2골 1도움씩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소용없었다.

A, B조에서 가장 위력적이었던 팀은 세네갈이다. 세네갈은 초반 2연승으로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한 뒤 알제리전에 2진급 멤버를 내보냈다. 사디오 마네(2골)와 케이타 발데 디아오(2도움)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고 파괴력 있는 선수들이다. 알제리전에 나온 후보 공격수 무사 소우까지 골을 넣으며 벤치의 위력까지 증명했다.

25일 새벽엔 C조 최종전이 열린다. 모로코(승점 3)와 코트디부아르(2), 토고(1)와 콩고민주공화국(4)의 대결이다. 조 3위에 머물러있는 코트디부아르가 위기다. 다른 경기 상황을 볼 것 없이 모로코를 반드시 이겨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빌프레드 보니, 빌프레드 자하, 막스 그라델, 세르주 오리에, 에릭 바이 등 빅리그 수준급 선수들에 최근 급부상한 미드필더 유망주 야닉 케시에가 가세하며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의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2015년 대회 우승을 이끌었던 투레 형제, 제르비뉴가 빠진 뒤 제대로 대체자를 찾기도 전에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구심점을 발굴해야 한다.

26일 최종전을 갖는 D조는 가나(승점 6)의 8강행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조 2위 이집트(4)도 유리하다. 말리(1)는 승리하더라도 이집트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우간다(0)는 이미 탈락했다.

유럽 빅리그 일정과 겹치는 네이션스컵은 선수들의 소속 클럽 입장에서 골칫거리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는 오바메양, 레스터시티는 마레즈의 조기 복귀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코트디부아르가 일찍 탈락할 경우 맨체스터유나이티드(바이), 스토크시티(보니), 크리스털팰리스(자하), 아탈란타(케시에) 등이 이득을 보는 셈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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