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여전히 대표 선수를 다수 배출하는 도시. 지난해 한국영, 남태희, 고명진이 국가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며 대표팀 인력풀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 바로 카타르 도하다. 도하에 사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작년을 돌아보고, 내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지난 연말 휴식기에 한국을 찾았던 고명진은 이미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밝혔다. 이번에는 카타르 현지에 있는 남태희와 한국영이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주>

 

한국영은 감독과 동료들이 사랑하는 선수다. 대표팀에선 기성용 등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에 전념하며 가장 헌신적으로 뛴다. 작년에는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도 대표팀의 부름에 충실히 응하려 했다. 한국영은 국가대표팀에서 더 좋은 플레이로 축구팬들을 만족시키겠다는 각오와 함께, 카타르에서 세 시즌째 이어지는 생존 경쟁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한국영과 인터뷰 전문. 

-대표팀 경기가 아니면 대부분 카타르에 있어 소식을 듣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소속팀 경기에 집중했다. 짧은 겨울 휴식기 동안 지인을 만나러 이탈리아에 잠시 다녀왔는데 그게 휴가였던 셈이다. 그 외엔 도하에서 열심히 운동했다. 도하의 삶은 늘 비슷하다. 운동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고명진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남태희는 아내와 함께 있다. 우리 부모님도 날 걱정해서 가끔 오시긴 하는데 밥 챙겨주려고 먼 길 오시는 게 죄송스러워 한국에 그냥 계시라고 할 때가 많다. 태희네서 가끔 밥을 얻어먹는다. 태희 와이프가 요리를 잘 하셔서.

(한국영은 인터뷰 이후인 한국시간 5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카타르에선 어떤 플레이를 하고 있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계약서에 사인할 때부터 박스 투 박스 스타일로 뛰어달라는 말을 들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자리에 투입될 때도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때도 있다. 상대 팀에 따라 내 역할은 조금씩 달라진다. 대표팀에선 다른 선수들을 돕기 위해 한정된 역할에 나를 맞추는 편이다. 소속팀에선 내가 주도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 된다.

 

-2016년에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이적 초반엔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약간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팀 감독이 포르투갈 사람(페드로 카이시냐)인데 통역을 없애고 싶어 했다. 거기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전지훈련에서 한달 동안 생활하며 새 동료들, 팀 분위기에 적응했다. 그리고 부상도 있었다.

-부상?

중국, 시리아전(지난해 9월) 끝나고 소속팀에 돌아오자마자 다쳤다. 외측 인대의 2도 염좌 부상이었다. 그때 몸의 밸런스가 깨져서 발목과 정강이까지 부기가 번졌다. 바로 쉬었으면 지금쯤 완치됐을 부상인데 대표팀 경기도 있고 해서 계속 뛰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치료 받아가며 조금씩 상태를 개선시키고 있다. 대표팀에 소집돼 한국에 가 있을 때도 최대한 치료를 받았다.

(한국영은 부상 이후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 캐나다와의 친선 경기에서 선발로 뛰었다.)

 

-카타르SC에서 2시즌간 활약했고, 이번에 알가라파로 옮겨 새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카타르에서 인정 받는 선수가 된 것 같다

축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한두 경기만 부진하면 바로 다른 선수로 교체될 수 있는 곳이다. 겁날 때도 있다. 경기력이 안 좋은 날이면 나쁜 생각이 든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제일 잘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한국선수답게,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도전한다. 훈련장에 제일 먼저 가고 제일 늦게 나오는 성실함을 유지하려 한다. 그게 한국 선수를 쓰는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금 전 거론된 부상을 달고서 대표팀 경기도 열심히 뛰었다

열심히는 뛰었는데 이란전 충격이 너무 컸다. 그날은 다들 ‘이란 한 번 이겨보자’는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핑계를 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란보다 경기를 못 했다. 이란이 훈련장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다들 피로가 쌓였고 분위기에 눌리기도 했다.

 

-새해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싶을 것 같다

장기적인 목표를 이야기하긴 너무 이르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후회 없는 한 해 보내고 싶다. 2016년은 대표팀에서의 성적과 경기력을 비롯해 아쉬움이 남았다. 건강한 상태로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대표 선수로서 2017년을 맞는 각오가 있다면

내가 대표팀에서 레귤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내쳐질 수 있기에 더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에 한국이 못 나간다는 건 말도 안 되지 않나. 본선 진출이 가장 큰 목표다. 그걸 위해서 내 능력이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 된다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해 우리를 비롯해 연령별 대표팀이 다들 힘들었다. 올해는 다같이 좋아졌으면 한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영,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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