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중국슈퍼리그의 신진세력 톈진췐젠은 악셀 비첼을 영입하며 초호화 구단 반열에 합류했다. 허베이화샤싱푸가 리오넬 메시를 노린다며 불가능한 시도를 반복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올겨울 이적시장도 중국슈퍼리그가 화제다. 첼시에서 오스카를 영입한 상하이상강 등 상하이, 광저우를 연고로 하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단골 구단들이 여전히 한 축이다. 다른 쪽엔 승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속성으로 명문 구단이 되고 싶어 하는 팀들도 있다. 지난해 처음 슈퍼리그로 승격한 허베이화샤싱푸, 올해 첫 슈퍼리그를 앞두고 있는 톈진췐젠이다.

 

#권경원, 비첼, 카바니 안 되면 칼리니치… 역동적인 톈진

톈진췐젠이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활약해 온 벨기에 대표 미드필더 악셀 비첼을 영입했다. 비첼의 톈진행은 4일 제니트의 공식 발표로 확정됐다. 유벤투스가 반년 전부터 비첼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천문학적인 연봉과 이적료는 경쟁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외신은 비첼의 연봉이 200억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비첼 전엔 에딘손 카바니(PSG) 영입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한 축구 관계자는 “톈진이 카바니 영입을 실제로 추진했고, 가능성도 꽤 높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연봉 260억 원 정도면 가능할 거란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활약상이 너무 좋고, 유럽 안에서도 빅클럽으로 또 이적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되면서 중국행을 꺼리게 됐다”고 전했다.

카바니 이후 부상한 선수는 피오렌티나에서 활약 중인 크로아티아 대표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다. 칼리니치의 이적료는 6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역사가 10년에 불과한 톈진은 구단 명을 지금처럼 바꾼 게 2015년일 정도로 역동적인 팀이다. 3부 리그에서 시작해 2011년부터 6시즌 동안 갑급리그(2부) 소속이었다. 지난 시즌 3팀이나 승점 동률이었을 정도로 치열한 우승 경쟁을 뚫고 슈퍼리그로 승격했다.

2부에서도 화제를 모을 정도로 적극적인 영입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브라질 대표 출신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 플레이메이커 자드손이 승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를 1년 만에 모두 내쳤다. 윙어 제우바니우만 남기고 외국인 선수를 전면 교체한다. 아시아 쿼터 교체 와중에 권경원 이적료를 약 130억 원 지출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권경원의 연봉은 중국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베이의 “불가능한 꿈” 메시와 호날두

반면 ‘해외토픽’ 소식으로만 언론에 오르내릴 뿐 아직까지 실속이 없는 팀도 있다. 허베이가 대표적이다. 허베이는 지난 시즌 이미 에세키엘 라베치, 가엘 카쿠타, 제르비뉴, 스테판 음비아 등 아시아 최고로 화려한 외국인 선수들을 갖고 있었다. 이들 중 어느 정도 주전급 활약을 한 선수는 음비아뿐이었다. 제르비뉴는 리그 3골, 카쿠타는 리그 2골에 그쳤다. 세계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 라베치는 부상을 겪으며 2군으로 떨어졌다.

올겨울 노리는 선수들의 면면은 황당한 수준이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 연봉 1억 유로(약 1,254억 원)를 제시했다는 보도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한 중국 구단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에게 같은 연봉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는데, 영입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 구단 역시 허베이일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허베이는 메시, 호날두,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뮌헨) 등에게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 얼마를 제시하든 가능성이 없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구단 수뇌부는 듣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돈으로만 움직일 수 없는 선수들을 골라 겨냥하면서 이적 시장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있다. 오스카(상하이상강), 카를로스 테베스(상하이선화) 등 영입 가능한 선수들을 다른 슈퍼리그 팀들이 선점하는 동안 허베이는 더 파격적인 전략을 세워봤지만 성과가 없다.

#자국 선수 영입도 열심, 의욕 넘치는 톈진 주목하라

슈퍼리그 팀들의 성적은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자국 선수에서 갈린다. 광저우헝다가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할 수 있던 비결도 일찌감치 중국 대표급 선수들을 모아놓은 미드필드와 수비진이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성공하려면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만한 중국인 선수단이 필요하다. 스타에 의존하는 팀 컬러를 갖게 되면 지난해 전북현대에 허무하게 막힌 헐크(상하이상강)처럼 쉽게 봉쇄될 수도 있다.

자국 선수 영입 역시 톈진은 파격적이었다. 최근 중국에선 자국 선수를 100억 원 안팎의 거액을 주고 영입하는 것이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톈진은 갑급리그에 있던 지난해부터 중국 대표 윙어 쑨커, 골키퍼 장루를 영입하는데 각각 100억 원 안팎의 이적료를 썼다. 당시 1부도 아닌 2부로 중국 대표 급이 이동한다며 화제를 모았다. 한 관계자는 “상하이, 광저우 등 큰 팀에서 자국 선수를 빼내는 건 이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표 급 자국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 톈진은 2부에서 뛸 때부터 눈여겨 봐 둔 훌륭한 자국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유지하는 팀이다”라며 톈진의 돌풍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톈진의 모기업은 다단계 판매 방식을 지적받았던 췐젠자연의학이다. 모기업을 이끄는 슈유후이 회장이 구단 경영에 큰 관심을 갖고 직접 움직인다. 단장 중심으로 구단을 경영하는 대부분의 슈퍼리그 팀들보다 적극적이다. 아시아쿼터인 권경원의 이적료가 애초 예상한 액수보다 두 배로 올랐을 때도 전격 영입을 결정한 것 역시 슈유후이 회장의 의지 때문이었다. 권경원과 비첼 이후에도 굵직한 외국인 선수 영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가장 주목 받는 신진 세력 중 하나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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