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와 크로스 트레이딩의 관계는?

[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내 신뢰성이 의심받아 매우 실망스럽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나는 어떠한 잘못도 저지른 게 없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지금 전 세계는 ‘파나마 페이퍼스’로 들끓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는 1,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관련 자료다. 아이슬란드 총리가 이틀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았고, 국제투명성기구(TI) 칠레 지부장도 중도 하차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리오넬 메시(29,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축구계 인물도 거론됐다. 지난 5일(한국 시간) 스페인 ‘스포르트’를 비롯한 복수의 언론사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메시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를 통해 ‘메가 스타 엔터프라이즈’라는 유령 회사를 부친인 호세 오라시오 메시와 공동으로 설립 및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메시가 유령 법인을 통해 검은돈을 은닉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 뒤인 6일엔 논란의 초점이 인판티노 회장에게로 이동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 등은 “인판티노 회장이 2006년 유럽축구연맹(UEFA) 재직 시절 ‘크로스 트레이딩’의 중계권 관련 폭리에 연루됐다. 크로스 트레이딩은 ‘UEFA 챔피언스리그(UCL)’ TV 방영권 계약을 따낸 뒤 에콰도르 방송사인 ‘텔레아마소나스’에 3배 가까운 금액으로 재매각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크로스 트레이딩의 중계권 거래 과정을 인판티노 회장이 도왔다는 의혹이다.

# 인판티노-크로스 트레이딩: 무엇이, 어떻게 문제?

인판티노 회장은 2009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을 지냈고 2016년 2월 선거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수장으로 선출됐다. 문제가 되는 시기는 인판티노 회장이 UEFA 법무서비스 국장으로 일하던 2006년이다.

당시 인판티노 회장은 UEFA 법률 책임자로서 에콰도르 지역에 대한 UCL 중계권 판매에 관여했다. 스위스 변호사 출신인 인판티노 회장이 UEFA에서 계약서에 공동 사인하는 식이었다.

당시 중계권을 매입한 크로스 트레이딩은 아르헨티나 사업가 마리아노 진키스와 우고 진키스 부자가 운영하는 회사다. 태평양 섬나라 나우에에 등록된 크로스 트레이딩은 2006/2007시즌과 2008/2009시즌에 걸쳐 UCL 중계권을 11만 1000달러(약 1억 2000만 원)에 낙찰 받은 뒤, 이를 3배 가까운 31만 1170달러(약 3억 6000만 원)에 에콰도르 방송사 텔레아마조나스에 되판 것으로 밝혀졌다. 또 ‘UEFA 슈퍼컵’ 중계권을 2만 8000달러(약 3300만 원)에 사들여 텔레아마조나스에 5배에 가까운 12만 6200달러(약 1억 5000만 원)를 받고 다시 팔았다.

크로스 트레이딩의 진키스 부자는 수년간 남미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준 혐의로 지난해 ‘FBI’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이 회사는 FIFA윤리위원회의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위원과도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미아니 위원은 현재 부정부패 관련으로 FIFA의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 인판티노 신임 회장, 쇄신하겠다고 했는데…

지난해 FIFA는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을 포함한 고위급 간부들의 부정부패 수사로 ‘비리의 온상’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인판티노 회장은 취임 당시 FIFA의 이미지 쇄신에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부임 직후엔 FIFA의 재정난을 언급하며,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평의회 연례회의 참석을 위해 스윗 제네바에서 유럽의 저가 항공사인 이지제트를 타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가 비용절감에 나서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크로스 트레이딩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인판티노의 검소한 행보는 보여주기식 행동으로 전락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관련 보도에 대해 “내 신뢰성이 의심받아 실망스럽다. 개인적으로 크로스 트레이딩은 물론 진키스 부자와 접촉한 일이 없다. UEFA와 나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성명을 냈다. 앞서 UEFA는 성명을 통해 “크로스 트레이딩이 최고가를 써냈기에 중계권을 낙찰받았을 뿐, 그 이후 중계권을 되판 것은 그들의 사업이지 우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BBC는 “이 계약과 관련해 인판티노 회장이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인판티노 회장이 ‘FIFA 부패 이미지 쇄신’이란 공약을 걸고 당선된 만큼, 의혹이 말끔하게 해명되지 않으면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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