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손준호(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준호(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중국에 구금됐다 풀려난 손준호를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침내 손준호가 돌아왔다. 25일 대한축구협회는 “중국 당국에 구금중이던 손준호 선수가 풀려나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며칠 전부터 석방돼 중국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12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소속팀이었던 산둥타이샨에서 2023년 3월 진징다오가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되면서 불똥이 팀 전체에 퍼졌고, 손준호가 가족을 배웅하려던 5월 12일에는 구단 전체가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했다. 중국 공안은 손준호가 조사를 피하고 도피하려는 걸로 판단해 손준호를 체포했다.

구금 기간은 한없이 길어졌다. 중국 당국은 손준호의 죄목을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판단했는데, 이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혹은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에 적용된다. 축구협회는 물론 외교부 차원에서 손준호의 귀국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에서 승부조작 관련 수사가 진전되며 손준호가 풀려날 수 있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에 따르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선수들이 하나둘 풀려나는 추세였고, 이 과정에서 손준호도 구금이 해제됐다. 산둥과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에 손준호는 국내에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몸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손준호는 26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밤하늘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안녕하세요. 손준호 선수입니다.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는 무사히 돌아와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관심가져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걱정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손준호의 귀국은 대한민국 대표팀, 특히 92년생 동료들에게 기쁜 소식이었다. 25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던 이재성은 손준호가 석방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소식을 듣게 돼 감사하다. 좋아하는 축구를 다시 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며 “나와는 오랜 친구 사이로 축구를 같이 해왔다. 중국 억류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프고 힘들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동료들이 기도하고 응원해 왔다”며 동료들이 한마음으로 바랐던 손준호의 귀환이 이뤄진 것에 감사해했다.

손흥민은 득점 후 특별한 세리머니를 손준호에게 바쳤다. 손흥민은 손준호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손준호가 중국에 구금된 이후에는 “어떤 상황인지 선수들도 알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이다. 그 전에도 자주 연락을 했었는데 지금은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으니까 더 걱정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며 기도하는 것밖에 답이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26일 태국과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9분 이강인의 도움을 받아 득점포를 터뜨렸다. 대표팀 내홍의 중심에 있던 이강인과 포옹하며 갈등이 완전히 끝났음을 공표한 손흥민은 터치라인으로 향하던 중 대한축구협회 카메라를 발견하고 달려가 “웰컴 백(Welcome back) 준호”라고 외쳤다. 대한민국 주장이자 친한 친구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세리머니였다.

축구협회 측에서는 보다 세심하게 손준호의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준호 선수가 안전하게 들어온 게 가장 다행이고,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 도울 생각이다. 선수 입장에 맞춰서 움직이겠다”며 손준호를 위해 최대한 신중하게 이번 사안에 대해 접근해 이후 조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준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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