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마침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주민규가 A매치 데뷔전에서 본인의 여러 능력을 선보였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 한국이 태국과 1-1로 비겼다. 전반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수파낫 무에안타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날 선발 명단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 중 한 명은 주민규였다. 황선홍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은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과 비교해 공격진에 일부 변화를 줬다. 조규성과 이강인이 벤치에서 시작했고 주민규와 정우영이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공식 훈련을 하루 밖에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가장 주된 변화는 원톱 주민규 기용이었다.

한국이 승리에 실패하면서 빛이 바래긴 했으나 주민규는 충분히 눈도장을 찍었다. 득점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20분 상대 골키퍼를 압박해 골킥 실수를 유도했다. 공을 가로챈 한국은 곧장 공격을 전개했고 황인범의 유효슈팅까지 이어졌다. 제대로 된 슈팅으로 연결하진 못했으나 주민규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후속 슈팅 기회까지 잡았다.

태국 수비진을 등지고 버텨내는 역할도 특히 훌륭했다. 전반 37분에는 좋은 공격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수비의 견제를 이겨내며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다. 손흥민이 이재성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후반 19분까지 소화한 주민규는 홍현석과 교체되며 데뷔전을 마쳤다.

주민규(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지난 3시즌 연속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던 주민규는 꾸준히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늘 고배를 마시다 황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늦깎이 발탁이었다. 33세 333일로 한국 대표팀 역사상 최고령 첫 발탁 기록을 세웠고, 33세 343일에 태국전 선발 출전까지 하면서 70년 만에 A매치 최고령 데뷔 기록도 갈아치웠다.

늦은 나이에 기회를 잡았지만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당분간 기회를 더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마침 한국은 스트라이커 자리에 고민이 있다.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대표팀에서 배제된 상태고 오현규는 소속팀 경쟁에서 애를 먹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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