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기대득점(xG)을 기준으로 보면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가장 치명적인 득점원이다. 이 부문 최하위권에는 엘링 홀란이 있다.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27경기 진행된 가운데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의 자료(OPTA 기반)를 통해 본 수치다. xG는 각 슈팅 상황이 얼마나 넣기 쉬운 상황인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인지 빅데이터를 통해 계산한 지표다. 가장 넣기 쉬운 상황이라면 0.99 등 1에 가까운 숫자가 되고 넣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0.01 등 0에 가까운 숫자가 된다. 골문과의 거리, 상대 수비의 견제 여부, 발리슛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인공지능(AI)이 계산한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현재까지 xG 총합은 8.24다. 현재까지 날린 슛을 다 더하면 대략 8골을 넣을 정도의 득점기회를 잡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 득점은 13골이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xG격차(xGDiff)가 득점에서 xG를 뺀 값으로, 현재 개발된 세부지표 중 결정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수치다. 선수가 기록한 득점보다 이제까지 잡은 모든 득점기회의 xG가 더 높다면 결정력이 나쁘다는 의미고, 이때 xG격차는 음수가 된다. 반대로 xG격차가 양수라면 제공받은 득점기회보다 더 많은 골로 팀에 보답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이 수치에서 독보적이다. 13골을 넣었는데 xG는 8.24에 불과해 xG 격차가 4.76이다. 이 부문 2위인 재러드 보언(웨스트햄)이 3.57이다. 손흥민과 2위의 차이가 1.0을 넘긴다. xG격차 순위에서 한 선수와 바로 아래 선수의 격차가 1 이상인 경우는 딱 여기와 최하위 두 군데뿐이다. 2위 보언과 3위 레온 베일리(애스턴빌라, 3.39)의 격차는 고작 0.18이다.

흥미로운 건 손흥민의 반대쪽에 이번 시즌 PL을 대표하는 골잡이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xG 격차를 최하위부터 나열하면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 -6.3), 다윈 누녜스(리버풀, -4.26), 니콜라 잭슨(첼시, -4.19),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 -3.89),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유나이티드, -3.24) 등이 있다.

가장 결정력 나쁜 순위에 이번 시즌 악명 높은 칼버트르윈, 누녜스, 잭슨이 있는 건 예상대로다. 반면 홀란의 존재는 눈에 띈다. 슛 기회를 많이 잡는 선수여야 많이 놓칠수도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겠지만 이런 움직임과 경기력 요인을 배제하고 순수한 결정력만 본다면 홀란은 이번 시즌 PL 최하위 수준이다.

홀란은 총 xG가 21.89로 1위, 90분당 xG도 1.07로 1위였다. 특히 90분당 xG가 1.0을 넘기는 유일한 선수라는 건, 선수의 결정력이라는 능력치를 제하고 볼 때 경기당 1골씩은 넣어야 했다는 뜻이다. 22경기 18골이니, 그 격차만큼 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의미가 된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왼쪽), 제임스 매디슨(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왼쪽), 제임스 매디슨(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도 손흥민보다 xG격차가 앞서는 선수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밀란, 7.77), 주드 벨링엄(레알마드리드, 5.57),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5.65),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 5.57), 알렉스 그리말도(바이엘04레버쿠젠, 5.4) 5명뿐이다. 마르티네스의 독보적인 수치가 눈에 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득점으로 결정력 나쁜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멋진 골을 양산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세가 수치에도 드러났다.

토트넘 내에서 손흥민에 이어 xG격차가 좋은 선수는 2.3을 기록한 데얀 쿨루세프스키다. 3골 이상 넣은 선수 중 크리스티안 로메로, 히샤를리송은 양수다. 반면 음수를 기록한 선수는 파페 사르,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이었다. 이 3명에 대해 결정력이 좋다는 말은 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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