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요즘 매 경기 그렇듯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성장을 돕지 않았던 발렌시아가 상대라 더 의미가 컸다.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2022-2023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를 치른 마요르카가 발렌시아에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마요르카는 승점 47점으로 11위에 위치했다. 발렌시아는 이 경기에 앞선 상승세로 강등 위협은 벗어난 상태였다. 패배 이후 승점 40점으로 13위를 유지했다. 다만 강등권인 18위 레알바야돌리드와 승점차가 단 2점에 불과해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강인은 선발 투입돼 83분을 소화했다. 선제결승골이 이강인의 발에서 나왔다. 후반 19분 하우메 코스타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왼쪽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다. 무리치가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마무리했다. 득점 후 무리치가 이강인을 안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선수 덕분’이라는 듯한 손짓으로 골을 자축했다.
이강인은 이 도움으로 이번 시즌 6골 5도움에 도달했다.
이강인은 그밖에도 전반 44분 아마트 은디아예에게 내준 땅볼 크로스 등 팀 득점 기회 대부분을 책임졌다.
이강인의 ‘드리블 스페셜’에 들어갈 만한 장면은 후반 27분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이강인은 상대를 등진 뒤 공을 발바닥으로 긁는 기술을 통해 두 명 사이에서 빠져 나갔다. 세 번째 수비수로 발렌시아 시절 유독 친숙한 티에리 코헤이라가 달라붙으려 할 때 좁은 틈으로 패스를 빼내며 총 3명을 무력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로 이어진 스로인 상황에서는 공을 받은 뒤 3명 사이에서 특유의 공에 발이 붙어있는 듯한 드리블로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패스가 상대 선수의 발에 맞았지만 이 공을 다시 주워 무리치에게 연결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후스코어드’ 기준 이 경기에서 이강인의 드리블 성공 횟수는 4회로 경기 2위였고, 성공률은 다시 100%였다. 전유럽에서 드리블 성공 횟수 상위권에 드는 10명 중 가장 성공률이 높은 선수다웠다. 이 시스템에서 산출된 평점은 코페테에 이은 2위였다. 코페테는 드리블 성공 5회, 태클 성공 4회로 두 부문 1위 기록을 찍었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는 3회로 역시 경기 최다였는데, 발렌시아의 슛이 총 4회였음을 감안하면 그중 75%를 책임진 셈이었다. 또한 공중볼 1회 획득, 승률 100%, 태클 2회 시도 중 1회 성공, 가로채기 1회 등 이번 시즌 부쩍 늘어난 팀 플레이 관련 지표 역시 훌륭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유소년 시절부터 프로 초창기까지 몸담은 친정팀이지만, 막판에는 악연에 가까웠다. 이강인을 애지중지하는 듯 보이면서도 팀내 알력다툼이 엉뚱하게 이강인 쪽으로 번지며 출장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결국 2021년 자유계약으로 풀리며 마요르카로 이적했고, 두 번째 시즌만에 라리가를 넘어 전유럽이 주목하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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