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을 전방에 둘 때 토트넘홋스퍼 공격은 살아난다. 그러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후방에 두고 파괴력이 떨어지는 에릭 라멜라 등을 전진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14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를 치른 선두 맨체스터시티가 토트넘에 3-0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맨시티전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세부기록의 분포가 특이하다. 토트넘이 슛을 단 7회 시도했는데 손흥민은 그 중 하나도 없었다. 해리 케인, 탕귀 은돔벨레, 교체 투입된 가레스 베일이 각각 2회씩 날렸고 수비수 벤 데이비스가 1회를 기록했다.

수비 가담 측면에서 손흥민의 기록은 압도적이었다. 손흥민의 공 탈취 시도는 7회, 성공 횟수는 4회였다. 둘 다 팀 내 2위 기록이다. 마찬가지로 선발 2선 자원이었던 에릭 라멜라는 1회 시도해 1회 성공했고, 루카스 모우라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베일만 짧은 시간 동안 4회 시도해 2회 성공시키며 비슷한 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손흥민 이상의 공 탈취 활동을 했다.

토트넘 2선 3명은 모두 무리뉴 감독의 취향에 맞을 만한 선수들이다. 손흥민, 라멜라, 모우라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수비가담에 열심이다. 지난 2019-2020시즌 막판에는 모우라가 눈에 띄게 늘어난 활동량으로 성실하게 수비에 가담하며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맨시티전에서 수비적으로 가장 희생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 수비에 성실하게 가담하느라 역습 상황에서 뒤에 머무르는 반면, 모우라와 라멜라는 전방으로 달려나가며 속공을 주도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원래 공을 잡으면 드리블 속도가 느려지고 패스 선택지가 제한적인 라멜라,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우라는 모두 공격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사흘 전 FA컵에서 연장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해 체력도 고갈된 상태였다.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의 성공 공식은 손흥민을 최대한 전방으로 올려보내 속공의 중심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됐을 때 15경기 6골 4도움을 기록했다. 충분히 높은 수치지만, 아예 더 전진해 측면 공격수로 배치된 경우에는 4경기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전진 배치했을 때 생산성이 2.5배로 향상됐다는 뜻이다. 경기 양상을 봐도 손흥민이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앞질러 더욱 올라갈 때 좋은 공격이 나오곤 했다. 맨시티전은 그 반대였고, 토트넘 역습은 힘이 없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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