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도훈 감독이 울산현대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뒤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결별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올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했다.

19일(한국시간) 카타르의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을 치른 울산이 서아시아 대표 페르세폴리스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가진 김 감독은 우승 소감을 길게 이야기했다. 한 경기 소감을 넘어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올해에 대한 소회였고, 울산을 떠나며 남기는 인사였다.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 준우승 두 번을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서 남았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 단장님이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감독과 함께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감 감독은 가족에 대한 감사를 밝히기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먼저 떠올렸다.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

떠나는 입장에서, 김 감독은 울산에 남을 선수들에게 덕담을 남겼다. “축구가 즐거워야 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김 감독이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마치자 내년에 팀을 계속 이끄는지 확인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다. 정말 잘해줬다.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 나는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못을 박았다.

김 감독은 2017년부터 울산을 이끌며 ACL과 FA컵에서 각각 1회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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