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당시 잉글랜드를 꺾은 직후 아이슬란드의 환호.
유로2016 당시 잉글랜드를 꺾은 직후 아이슬란드의 환호.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아이슬란드가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한 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에서 그룹B로 강등됐다.

아이슬란드는 유로2016에서 8강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조별 리그를 1승 2무로 통과했고, 16강에서 잉글랜드를 2-1로 제압하는 성과도 냈다. 인구가 약 36만 명 정도에 불과하고 겨울이 워낙 추워 제대로 된 프로 축구 리그도 없없다. 척박한 환경에서 기적같은 성과를 이뤘다.

또 하나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독특한 응원이었다. 이른바 '천둥박수'로 불리는 이 응원은 선수들과 팬 모두 높이 손을 들고 기합과 함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친다. 위압감을 주는 이 응원은 아이슬란드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아이슬란드의 상승세는 2018년까지 이어졌다. 러시아 월드컵 예선 I조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크로아티아와 터키를 따돌리고 이뤄낸 성과였다. 본선에서도 아르헨티나와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나이지리아와 크로아티아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했지만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파란도 이제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아이슬란드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네이션스리그 그룹A 2조 6차전에서 잉글랜드에 0-4로 대패했다.

아이슬란드는 6전 전패로 조 최하위를 기록해 리그B로 강등됐다. 2018-2019시즌 초대 대회 때도 아이슬란드는 전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스위스와 벨기에까지 3팀만 한 조에 편성됐다. 이번 대회에선 그룹B에서 올라온 덴마크도 있었지만 아이슬란드는 승점 1점을 따내는 데도 실패했다.

단 내용도 문제였다. 잉글랜드전에서 단 2개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했고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은 없었다. 동시에 잉글랜드엔 무려 25개 슈팅을 허용했고, 그 가운데 10개가 골문 안으로 향했다. 원래도 공격력이 강한 팀은 아니었지만 단단한 수비 조직과 시원한 역습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선 3골만 넣고 17골을 허용했다.

황금기를 열었던 길피 시귀르드손, 아론 군나르손, 요한 베르그 그뷔드뮌손, 알프레드 핀보가손 등이 이번 경기엔 소집되지 않았다. 이들 모두 30대에 접어든 상황으로 세대 교체를 슬슬 준비할 때다. 10대 선수들이 대거 이번에 아이슬란드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역시 유럽 최강 팀이 모인 UNL 그룹A의 벽은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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