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 “경남 선수들과 직원들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제는 오직 도민들만 생각하고 달려야죠”

경남FC 조기호 대표이사가 재신임을 받았다. 팀이 'KEB하나은행 K리그1'에서 2위 질주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주의 변경이라는 상황을 맞이해 사직서를 던졌고, 결국 재신임을 받았다. 구단주인 김경수 경상남도지사는 최근 도 간부회의에서 사직서 반려를 지시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팀을 제대로 이끌어 진정한 도민 구단을 만들라는 부탁도 함께 전해졌다. 조기호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조 대표는 전임 도지사 시절 경남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팀의 승격을 이끌고 ‘1부 잔류’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19라운드까지 9승 6무 4패로 1위 전북현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대표는 지방선거 후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반려 결정이 난 후 다시 경남을 이끌고 있다.

조 대표의 목소리에는 분주함이 묻어났다. “일종의 재신임을 받았으니, 다시 열심히 뛰어야지요. 성적은 2위이지만, 중간 성적이잖아요. 끝까지 파란을 이어가야 합니다. 1위 전북도 한 번 잡아보고 싶고, 무엇보다 도민들을 위한 진정한 도민 구단으로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과정 중에 있습니다” 

조 대표는 사직서 제출에 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저는 직업 공무원 출신입니다. 업무가 주어지면, 해당 업무만 바라보고 달린 사람입니다. 제가 자리에 있어 다른 사람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여러 상황 속에서 순수한 마음에 물러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말 경남을 떠날 생각이었다. 누구보다 직원들과 선수들 드리고 팬들의 아쉬움과 걱정이 컸다. 조 대표는 “선수들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김종부 감독을 중심으로 너무나 잘 해 주고 있었기에 믿음도 있었습니다. 직원들 역시 언제나 도민을 바라보며, 팀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조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지만, 김경수 도지사가 그를 잡았다. 김 도지사는 조 대표가 계속 경남 FC를 맡아달라”며 “후반기 리그가 진행 중인데 성적이 나쁘지 않다. 사표를 반려하고 남은 임기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조처를 해 달라"며 반려했다. 현재 경남의 성적, 운영 등 안팎의 상황을 살펴보면 당연한 결과다. 더불어 외부의 정치적 시선 혹은 평가와 관계 없이, 유능하고 적합한 인재라면 적극 중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조 대표는 즉각 업무에 복귀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처음 목표는 잔류였지만, 이제는 상위 스플릿이고, 열심히 달리다 보면 더욱 좋은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겠지요. 선수들이 힘차게 달리고 그라운드에서 100%를 쏟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며 “물론 성적만 바라보고 달리면 안됩니다. 경남은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구단입니다. 도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경남의 대표 문화 체육 컨텐츠로 자리잡기 위해 늘 노력하고 고민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잠시 사직서를 던졌지만 조 대표는 확신으로 가득했다. “저에게는 믿음직한 선수들과 직원들이 있고, 든든한 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김경수 구단주 역시 최근에 경기장을 직접 찾아 끝까지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구단의 발전을 위한 많은 이야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상황은 (다른 구단에 비해) 열악하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멈추지 않고 제대로 달려보겠습니다” 

경남은 지난 21일 개최된 19라운드 수원블루윙즈와의 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오는 28일에는 8위 FC서울과 20라운드 원정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조 대표가 기다리는 전북과의 대결은 내달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사진=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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