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K리그 이적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부리그 K3리그에서 뛰다 프로로 직행하는 선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K리그2(2부) 안산그리너스는 새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발표했다. 부산FC에서 뛰던 피델을 6개월 임대로 데려왔다. 우루과이 출신 라울과 라이베리아 출신 코네를 보유하고 있던 안산은 피델 영입으로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채웠다.

피델이 최근까지 뛰었던 부산FC는 K3리그 베이직에 속한 팀이다. K3리그는 어드밴스와 베이직으로 나뉘어있다.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를 3부격으로 본다면 어드밴스는 4부격, 베이직은 5부격으로 볼 수 있다. 피델은 부산FC에서 날아다녔다. 지난 해 후반기 입단해 7경기 7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고, 올해 전반기에도 12경기 12골 5도움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흥실 감독은 피델을 “스피드와 발밑, 기술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좋다”라고 평가했고, 이적 후 첫 경기였던 22일 부산아이파크전에 그를 출전시켰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피델은 왼쪽 윙어로 나서 몇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오른발잡이인 피델이 왼쪽에 측면에서 공을 잡고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부산 수비에 균열을 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적극적이고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K3리그에서 프로에 직행한 건 피델만이 아니다. 광주FC는 24일 오른쪽 수비수 왕건명의 영입을 발표했다. 왕건명은 K3리그 어드밴스의 청주시티FC에서 뛰던 선수다.

왕건명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만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로 올해 초 대만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왕건명은 세일중-서귀포고-단국대를 거쳐 2016년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대학시절에는 최호주(안산), 송시우(상주상무), 김민규, 나상호(이상 광주FC) 등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전국체전 우승에 기여한 공격수였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7년 청주시티FC에 입단해 1년 반 동안 오른쪽 수비수로 활동했다.

광주는 왕건명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광주 관계자는 박진섭 감독이 충분히 관찰을 하고 영입했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함께 뛰었던 김민규와 나상호가 있기 때문에 팀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교원(전북현대), 박정수(강원FC), 박준혁(대전시티즌) 등 K3리그에서 뛰다가 프로로 올라와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군 복무를 위해 K3리그에 몸담은 경우였다. 피델과 왕건명은 이들과 다른 경우다.

피델은 안산 이적 후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왕건명도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이적은 K3리그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피델과 왕건명이 순조롭게 프로무대에 적응한다면 더 많은 K3리그 선수들도 프로행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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