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후안 콰드라도의 간절한 사모곡
후안 콰드라도는 축구 선수로 성공하고자 하는 두 가지 동기가 있다. 첫 번째는 1988년 5월 26일에 태어난 고향 마을 네코클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는 4살 때 같은 장소에서 부친의 살해라는 엄청난 비극을 겪었다. 두 번째 동기는 자신의 모친 마르셀라 여사를 마치 여왕처럼 극진히 모시겠다는 각오다. 마르셀라 여사는 콰드라도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폭력의 악순환에서 그가 벗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축구화 끈을 동여맬 수 있도록 많은 희생을 감수한 여인이다. 

안티오키아의 주도, 메데인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한 그의 삶은 쉽지 않았다. 그곳은 60년 이상 콜롬비아를 괴롭혀 온 무장 충돌로 가득했던 곳이다. 어린 시절 콰드라도는 모친에게 총소리를 들으면 즉각 침대 밑으로 숨어야 한다는 생존의 비법을 배웠다. 어느 날 모친은 통곡했고, 트럭 운전사인 부친 기예르모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다시 총소리를 들으면 침대 밑으로 숨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날 유벤투스의 그라운드를 달리는 그가 득점을 할 때 마다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올리는 것은 부친에 대한 추모의 표시다.
 
부친의 죽음 후 가족의 삶은 모친 마르셀라 여사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삼촌들이 콰드라도를 돌보는 동안 모친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인근 바나나 농장에서 수출용 바나나를 씻고 포장하는 일을 했다. 콰드라도는 학교에 갔지만, 교실에서는 잠만 잤다.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내가 축구를 하겠다고 하면 허락하지 않을 거에요” 콰드라도는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는 "학교에 보내면 콰드라도는 하루 종일 축구를 하고 지저분한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 엉망진창인 상태가 싫어서 혼내거나 때리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콰드라도는 어린 나이에 이미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발이 닿는 모든 것을 발로 찼다. 공도 차고, 돌멩이도 찼다. 마르셀라 여사는 콰드라도의 미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처음에는 네코클리, 그 다음에는 아파르타도에 있는 축구 학교로 그를 보냈다. 그녀가 내건 유일한 조건은, 축구를 하고 싶다면 공부도 계속 하라는 것이었다. 너무나 활동적이었던 탓에 어쩌면 일찍 축구 선수 생명이 끝날 뻔한 경험도 있었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졌고, 마르셀라 여사는 콰드라도를 혼냈다. 한 달 동안 축구화를 빼앗았다.

작은 공백은 그의 축구 실력을 감추지 못했다. 콰드라도에 대한 소문은 조금씩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콰드라도는 2008년 4월에 인디펜디엔테메데인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그리고 넬슨 갈레고에 의해 바로 데포르티보칼리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갈레고는 "콰드라도와 몇 년을 함께 살면서, 독립하는 법, 각종 일들을 처리하는 법, 요리하는 법, 공부하는 법 등 모든 것을 가르쳤다”고 했다.

칼리에 도착한 콰드라도는 겨우 12살이었다. 8일에 한번씩 모친을 만났다. 힘든 시간이었다. 결국 그는 칼리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작은 신장이 문제였다. 처음 칼리에 도착했을 당시 키는 134cm에 불과했다. 현재의 키는 177cm다. 그의 별명은 ‘꼬마’였다. 리버플레이ㅡ를 포함한 많은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신장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갈레고는 결국 다시 콰드라도를 메데인으로 데려갔다. 1994년 월드컵 후 살해된 안드레스의 동생 산티아고 에스코바르가 팀을 맡고 있었다. 에스코바르 감독은 유소년 팀에서 활약하던 키 작은 꼬마 선수를 유독 좋아했다. “말이 많지는 않은 조용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오르면 거침없이 기회를 잡았다. 지구상 어느 팀이라도 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에스코바르 감독이 말한 작은 꼬마의 이름은 콰드라도였다. 

지금은 주로 윙어로 활약하지만, 처음 프로 무대에서 소화한 포지션은 윙백이었다. 메데인은 가끔 그를 전방으로 내세웠다. 콰드라도의 재능은 우디네스의 눈을 사로잡았고, 2009년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계약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모친에게 달려가 “충분히 고생하셨으니, 더 이상 일을 하지 말고, 같이 떠나자”는 말이었다. 콰드라도는 직접 모친을 모셨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콰드라도가 가는 경기장에는 언제나 모친이 함께했다. 우디네세, 레체, 플로렌스, 런던 그리고 토리노 까지 말이다. 

콰드라도는 2010년 9월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지휘봉을 잡던 에르난 다리오 로페스 감독은 콰드라도를 선발로 내세웠고,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본격적으로 그에 기화를 줬다. 콰드라도로 하여금 카밀로 주니의 앞에서 폭넓게 뛸 수 있도록 했고, 그 후에는 전방에 기용했다. 이제 콰드라도는 콜롬비아의 확고한 주전이다. 기회가 올 때 마다 콰드라도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부친을 추모하고, 오늘날 자신을 만든 모친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전술 분석
콜롬비아는 2014년 라다멜 팔카오의 부상 이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스타 포워드 부재라는 악재 속에서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2-3-1로 전술을 바꾼 후, 8강까지 진출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4-2-3-1이 기본 포메이션이다. 하지만 몇몇 원정 경기에서는 중원에 4-3-2-1로 변형하기도 했다.

스리톱을 구성하는 선수들 중 측면 선수들에게 공을 잘 연결하기 위해서는 풀백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오른쪽은 산티아고 아리아스과 후안 콰드라도로 구성되어 최강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왼쪽은 몇 차례 시도를 통해 프랑크 파브라, 에드윈 카르도나가 가장 효율 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왼쪽이 조금 약한 편이다. 

중원에는 카를로스 산체스의 존재가 핵심이다. 주된 역할은 공격시 상대 수비 사이를 파고드는 것이다. 미드필드의 짝은 박스 투 박스 플레이가 가능한 아벨 아길라르가 중용된다. 마테우스 우리베, 빌바르 바리오스도 가능하다.

콜롬비아의 창의적인 전개는 전적으로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달려 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공격 작업 뿐만 아니라, 한 번의 결정적 패스 또는 득점으로 경기를 좌우할 수 있다. 로드리게스에게는 딱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 페케르만 감독은 사실상 공격 라인에서 프리롤을 부였다. 물론 수비시에도 적극적인 가담 능력을 선보인다. 다만 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은 약점이다. 상대에 의해 차단 당하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공격 전체의 날카로움이 사라질 수 있다. 

2014년 이후 중앙 공격수는 변화무쌍했다 처음에는 테오필로 구티에레즈였지만, 지금은 사실상 잊혀졌다. 그 다음은 기복이 있었던 카를로스 바카였다. 지금은 콜롬비아 최고의 공격수인 팔카오가 존재한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팔카오의 경험과  날카로움이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것이다.

#예상 베스트11
(4-2-3-1) 다비드 오스피나(GK)– 산티아고 아리아스, 다빈손 산체스, 예리 미나, 프랑크 파브라-카를로스 산체스, 아벨 아길라르-후안 콰드라도, 하메스 로드리게스, 에드윈 카르도나-팔카오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마테우스 우리베: 클럽 아메리카에서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마테우스 우리베는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년 전 아틀레티코 나시오날 소속으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컵에서 우승했을 당시에도 팀의 핵심이었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클럽 아메리카로 이적했다. 플레이메이커 역할 뿐만 아니라 득점에도 재능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에는 2016년 데뷔 후 줄곧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브라질 월드컵의 재현. 콜롬비아는 폴란드, 세네갈과 비슷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 상 일본보다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조별 예선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변이 없다면 16강에서 전력이 비슷한 영국이나 벨기에를 만날 것이다. 만약 8강에 진출한다면 한 수 위의 독일이 기다리고 있다.

 

글= 호세 올란도 아센시오(엘 티엠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