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루이스 테하다,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은 파나마 최고의 공격수 

파나마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후, 루이스 테하다의 숙모는 신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테하다가 멋진 오버헤드킥으로 득점을 하고, 빛나는 영광 속에 대표팀 자리를 물러난다는 내용이었으니, 파나마 대표팀이나 그녀의 조카에게도 반가운 이야기였다.

 

실제 경기장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몰라도, 일단 그 꿈의 일부는 실현될 것이다. 테하다는 월드컵이 끝나면 36살의 나이로 파나마 대표팀을 은퇴하고,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선수 생활 말년의 강렬했던 ‘인디언 섬머’를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 테하다는 43골을 넣은 파나마 역사상 최다 득점 선수지만, 지난 10월 극적으로 흘러갔던 예선전까지는 자신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몰랐다.

 

테하다의 선수 생활은 오랜 여정을 거쳐왔다. 현재 소속팀인 페루의 칼라오 스포르트 보이스는 거의 20년에 걸친 커리어에서 19번째 팀이다. 처음부터 그에게는 앞을 가로막는 역경들이 많았다. 파나마 시티 인근 산 호아킨과 카라스키야의 거친 환경에서 자랐으며, 프로 선수가 될 만큼 충분히 공을 차볼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꿈을 위해 노력했다.

 

“감옥에 있는 친구들도 많고,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있다.” 테하다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사실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나도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멈추지 않는 것은 시간과 바람 뿐이라는... (만약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죽었을지, 갱단에 있었을지, 아니면 좋은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모르겠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제 때에 나를 바로 잡아준 하나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린 시절 교회 밖에 주차된 차들을 지키고, 신호 대기 중인 운전자들에게 물건을 팔면서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생활이었고, 어느 인자하신 이웃에게서 첫 번째 축구화를 받았다. 하지만 범죄와 총격의 공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축구를 하는 것은 많은 위험이 있었다.

 

“가끔 친구들, 이웃들과 함께 축구하고 싶었지만, 총소리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주변에 경찰들은 없었다. 항상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라고 그는 회상했다.

 

그의 실력은 곧 눈에 띄었는데, 처음엔 지역 내 주요 팀인 타우로에서 이름을 날렸다. 콜롬비아, 아랍 에미리트, 멕시코, 페루, 짧게는 미국까지, 팀을 옮겨 다닐 때마다 매번 찬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행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웃을 떠날 때,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질투를 너무 많이 한다. 문제가 많았다. 어린 시절이 험난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에 대해서 신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그는 고국에서 최고 스포츠 스타 중 하나다. 2001년 첫 A매치 이래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던 테하다는 ‘투우사’, ‘파나마인’, ‘금이빨’ 등 많은 별명을 갖고 있다. 가수 루벤 블레이와 같은 파나마 주요 셀럽들, 그리고 2014년 브라질과의 친선전 후 셔츠를 교환한 네이마르와도 친하다. 다른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끈기와 의지 하나로 성공적인 인생을 달려왔지만, 러시아 월드컵에 갈 수 있다면, 심지어 이전 모든 업적들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년 전 테하다는 미국과의 마지막 경기를 거의 승리로 이끄는 듯 했으나, 추가 시간에 2골을 헌납하여 통한의 패배를 당하면서,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오세아니아 팀과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진출의 기쁨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고, 지금도 선수들과 팬들의 흥분은 여전하다.

 

"미국이 우리를 이기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때, 신이 우리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그동안 받았던 모든 타이틀을 내어줄 수 있다고 어머니에게 얘기했었다. 이제 그분이 답을 해주셨고, 이것은 선수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이다."

 

테하다는 파나마가 올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경험 많은 감독 에르난 다리오 고메즈를 믿고 따른다. 비록 자신이 선발 출장하지 않더라도, 최후의 일전을 장식하는 전사가 될 것이다. "그 동안 넣은 모든 골을 러시아 월드컵의 단 한 골과 바꾸고 싶다." 라고 그는 말했다. "만약 잉글랜드나 벨기에 전에서 오버헤드킥으로 득점하는 일이 실제 벌어진다면, 아마 꿈을 키우며 살고 있는 작은 나라 파나마의 인지도는 훨씬 더 올라갈 것이다."

 

#전술 분석

많은 비평가들은, 에르난 다리오 고메즈 감독이 심도 있게 고민했던 5-4-1 포메이션이 3월에 있었던 파나마의 짧은 유럽 투어의 주요 성과였다고 평가했다. 덴마크, 스위스와의 친선 경기는 예선을 통해 주로 선보였던 4-4-2에서 시작했지만, 베테랑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톱 레벨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술과 유사한 시스템을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코펜하겐에서 있었던 덴마크와의 첫 경기는 전반적으로 인상적이었다. 파나마는 경기 내용이 밀리기 전까지 3-4-3과 같은 형태였는데, 경기를 공격적으로 시작했고, 전술 완성도, 컴팩트한 간격, 중원의 창조성, 강인한 피지컬, 수비에서의 견고함 등 칭찬할 점들이 많았다. 1대 0으로 진 것은 나쁘지 않았고, 이번 월드컵 도전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되었다.

 

스위스와의 경기는 달랐다. 고메즈 감독은 팀의 대부분을 바꾸었고, 결과는 정상 참작 요인이 없는 6-0 완패였다. 유럽 투어에서 보여준 매우 다른 두 가지 면에도 불구하고, 5-4-1은 G조의 두 강팀인 벨기에와 잉글랜드를 상대하기 위한 주요 전술로, 감독의 구상에 남아 있다.

 

새로운 전술에 적응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전술 변화는 선수들 사이에서 대체로 잘 이루어졌고,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덴마크를 상대로 오른쪽 날개에서 특히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에드가 요엘 바르세나스는 "라인업 변경은 긍정적이었다" 라고 경기 후에 말했다. "우리는 이 3-5-2(또는 5-4-1)에 익숙하다. 가끔씩 보여 준 조직력과 집중력이 이번 경기에서 얻은 긍정적인 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스위스전 패배 후, 바르세나스는 준비 과정이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독님이 계획한 것을 대부분 수행했다. 이번 경기는 덴마크전보다 더 어려웠다.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집중하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온두라스팀 올림피아의 레프트백 루이스 오바예는, 감독의 지시 사항을 상세히 설명했다. "감독님은 미들에 5명이 뛰게 했다. 중요한 점은 볼을 소유하고,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는 것이다. 수비에 집중하고 모두가 함께 뛰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완벽하게 성공하면 큰 호응을 얻을 테지만, 고메즈 감독의 과감한 전술적 변화가 아직 큰 성과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예상 베스트11

(4-4-2) 페네도 - 오바예, 에스코바르, 로만 토레스, 마차도, 무리요 - 고도이, 고메스, 퀸테로, 바세나스 - 가브리엘 토레스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피델 에스코바르: 뉴욕레드불스의 매우 견고한 센터백이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 능력과 수비진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하는 능력을 겸비했다. 깜짝 스타의 또 다른 후보로는 디나모 부쿠레슈티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 하이메 페네도가 있다.

 

-파나마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우선 상대방의 파상 공세 버티기. 그 후에 무승부만 따내더라도 기쁠 것이다. 만약 승리를 따낸다면, 월드컵 첫 출전에서 엄청난 환희를 안겨다 줄 것이다. 그저 좋은 경기 내용과 함께, 파나마 축구의 경쟁력을 보여주길 원한다.

 

글= 호세 미겔 도밍게즈(TVN 파나마)

에디팅= 김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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