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기획이 빛나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시상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축구전문 콘텐츠를생산하는 ‘풋볼리스트’는 지난 2014년부터 K리그 비공식 어워즈를 통해 시즌 베스트11과 23세 이하, 30세 이상 베스트11 등을 꼽으며 시즌을 결산했다. 비록 선수들에게 트로피를 선사하지는 못했으나, 공식 어워즈가 놓친 시즌 최고의 선수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2016년에도 어김없이 비공식 어워즈를 진행한다. 공식 수상 결과, 그리고 여러분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자.

풋볼리스트의 '비공식' K리그 클래식 O-30 베스트

정조국(1984년 4월 23일생, 광주FC, 31경기 20골 1도움)
득점왕과 MVP. 두 가지 수상 경력을 통해 정조국은 K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창때도 최대 13골에 그쳤던 정조국이 생애 첫 20골에 도달하며 광주를 잔류로 이끌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원FC로 이적, 다음 시즌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데얀(1981년 7월 27일생, FC서울, 36경기 13골 2도움)
시즌 초 팔팔한 아드리아노가 골을 몰아치며 맹활약하는 동안, 데얀은 연계 플레이와 쏠쏠한 득점으로 좋은 파트너 노릇을 했다. 데얀의 경기력은 시즌 막판까지 균일했고 아드리아노는 부침을 겪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젊은 시절부터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던 데얀은 중국을 거쳐 올해 K리그로 돌아온 뒤 왕년의 폭발력을 조금 줄이고 노련미를 더 늘려 서울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염기훈(1983년 3월 30일생, 수원삼성, 23경기 4골 15도움)
지난 시즌보다 2개 줄어들긴 했지만 시즌 15도움이나 올렸다. 딱히 발재간이 절묘한 것 같지 않은데 묘하게 공을 빼앗을 수 없게 만드는 특유의 볼 키핑, 괴력의 왼발 킥으로 경기장에서 팀을 이끌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미담 자판기’였다. 수원이 FA컵 우승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한 최고 수훈 선수다.

산토스(1985년 12월 35일생, 수원삼성, 33경기 12골 3도움)
산토스가 개구쟁이 같은 이미지로 K리그에 등장한 게 어느덧 거의 7년 전이다. 중국을 다녀온 2013년을 제외하면 여섯 시즌 내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조나탄이 합류하기 전 부실했던 수원의 득점을 책임졌다. 조나탄 가세 이후에는 그가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기장 밖에서 도왔다.

박주영(1985년 7월 10일생, FC서울, 23경기 10골 1도움)
청소년 대표팀의 희망으로서 2005년 화려하게 프로 데뷔했던 박주영은 유럽에서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뒤 2015년 서울에 복귀했고, 두 번째 시즌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박주영은 최전방뿐 아니라 오른쪽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등 공격과 관련된 다양한 포지션을 옮겨다니며 패스 전개에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 이기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서울 전술에서만큼은 가장 희생적인 선수였다.

박원재(1984년 5월 28일생, 전북현대, 18경기 2도움)
K리그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느라 로테이션 시스템을 소화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중요한 경기에선 대부분 박원재가 주전이었다. 지난해 갑상선암을 극복하고 완벽한 경기력으로 돌아와 감동을 줬던 박원재는 올해 K리그 준우승, 아시아 우승을 거쳐 클럽월드컵까지 소화하며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많이 티 나지 않지만 K리그에서 가장 지능적이고 끈질긴 풀백 중 하나다.

김형일(1984년 4월 27일생, 전북현대, 13경기)
임종은과 호흡이 맞지 않아 동시에 허둥거렸던 시즌 초반은 악몽 같았다.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주전으로 복귀, 빈틈없는 조직력보다 투지와 집중력으로 제 몫을 하는 특유의 수비 스타일을 선보였다. 아시아 정상을 밟은 뒤 광저우헝다와 계약한 건 훌륭한 후반기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곽태휘(1981년 7월 8일생, FC서울, 11경기)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 곽태휘는 컨디션 회복에 오래 걸렸고, 스피드가 예전만큼 빠르지 못했다. 대신 서울 수비진에 가장 필요했던 ‘포백의 완성’을 이끄는 마지막 퍼즐 역할을 했다. 왜 35세 나이에도 국가대표팀에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 곽태휘의 서울행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이적이었다.

김한원(1981년 8월 6일생, 수원FC, 18경기 1골)
수원FC의 레전드. 오랫동안 팀의 주장이었다. 본래 공격수였으나 풀백과 센터백으로 보직을 바꿔 리더십을 발휘했다. 스리백으로 나설 때는 리베로의 역할을 했고, 풀백으로도 인상적인 오버래핑 능력을 보였다. 전북과 경기에서 기록한 올 시즌 유일한 득점은 그의 축구 센스를 대변한다. 등번호 10번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조원희(1983년 4월 17일생, 수원삼성, 26경기 1골)
경험 부족으로 위기를 겪은 수원에서 베테랑의 묵직한 역할을 했다. 라이트백과 중앙 미드필더 지역을 오가며 수원삼성이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과정에서 밸런스 유지에 기여했다. 시즌 말미에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 능력을 보였다.

권순태(1984년 9월 11일생, 전북현대, 35경기 37실점)
전북엔 리더가 될 수 있는 30대 선수가 즐비하다. 목소리가 큰 조성환, 존재감이 큰 이동국 등 권순태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도 있다. 그 가운데서 주장 완장을 찬 권순태는 조금 수더분한 듯 하면서 동료들을 잘 챙기는 독특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 받는다. 30대로 접어든 뒤 기량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정리= 김정용 기자
그래픽= 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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