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기획이 빛나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시상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축구전문 콘텐츠를생산하는 ‘풋볼리스트’는 지난 2014년부터 K리그 비공식 어워즈를 통해 시즌 베스트11과 23세 이하, 30세 이상 베스트11 등을 꼽으며 시즌을 결산했다. 비록 선수들에게 트로피를 선사하지는 못했으나, 공식 어워즈가 놓친 시즌 최고의 선수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2016년에도 어김없이 비공식 어워즈를 진행한다. 공식 수상 결과, 그리고 여러분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자.

 

풋볼리스트의 ‘비공식’ 2016 K리그 클래식 퍼스트 초이스

 

정조국(광주FC, 31경기 20골 1도움)

2015시즌에 염기훈이 있었다면 2016시즌은 정조국이다. 남기일의 젊은 광주에 필요했던 문전의 경험과 날카로움을 보여줬다. K리그 최고의 9번 공격수로 예리한 슈팅과 노련한 연계 플레이로 광주 선수로는 처음으로 MVP와 득점왕에 올랐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없었다면 광주의 상위 스플릿 진출도 가능했다.

 

티아고(성남FC, 19경기 13골 5도움)

성남의 거짓말 같은 추락으로 벌써 잊힌 존재가 됐지만, 올해 전반기 티아고는 K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단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전술에 자신을 맞춰야 했던 포항보다 멋대로 날뛰게 풀어주는 성남이 티아고에겐 더 맞는 환경이었다. 문전 침투, 엄청난 왼발 결정력으로 반 시즌을 풍미했다. 이명주, 에두에 이어 티아고까지, 이런 퍼포먼스를 반년만 보여주고 떠나가는 선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새삼 아쉽다.

 

염기훈(수원삼성, 34경기 4골 15도움)

수원삼성은 흔들렸지만, 염기훈의 왼발은 건재했다. 2015시즌에 비해 득점과 도움 모두 줄었지만 염기훈이 쌓아 올린 19개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면 수원삼성은 정말로 강등 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위기의 팀이 분열되지 않은 배경에는 주장 염기훈의 리더십도 한 몫했다.

 

로페즈(전북현대, 35경기 13골 6도움)

전북에서 레오나르도를 뽑느냐, 로페즈를 뽑느냐. 이건 취향 문제다. 로페즈는 발재간과 큰 덩치를 겸비했기 때문에 상대 수비가 밀집돼 있을 때도 혼자 힘으로 돌파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는 로페즈가 만들어준 빈틈으로 엄청난 킥을 날리며 슛과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전술적으로 더 중요했던 선수는 로페즈라고 본다.

 

이재성(전북현대, 32경기 3골 11도움)

K리그에서 가장 지능적인 선수라는 점엔 여전히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시즌엔 김보경을 파트너로 맞이해 한결 편안한 환경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수비는 이재성, 공격은 김보경’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지만, 상대 수비가 틈을 보이면 이재성 특유의 공간 지능은 그 사이로 날카로운 돌파까지 하게 만들었다. 유럽행 여부가 관건이다.

 

오스마르(FC서울, 37경기 4골 3도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했다. 발은 느렸지만 정교한 패스로 빌드업의 핵심이 됐다. 외국인 주장으로서 서울이 감독 교체로 혼란을 맞았던 시기에 팀을 잘 잡아줬다.

 

고광민(FC서울, 33경기 1골 2도움)

떠난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도, 새로 온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도 모두 ‘믿을맨’으로 활약. 좌, 우 가리지 않고 제 역할. 기본 업무인 수비는 물론 공격 가담에도 효과적.

 

이광선(제주유나이티드, 34경기 5골 1도움)

K리그 클래식 도전 첫 해에 성과를 냈다. 수비적인 부분도 좋았고, 5골이나 뽑아내면서 팀이 어려울 때 힘을 줬다. 제공권이 탁월하고, 세트피스에서 집중력이 매우 좋다. 제주는 이광선을 한 시즌 밖에 쓰지 못하고 상주상무로 보내야 하는 걸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요니치(인천유나이티드, 34경기)

중앙 수비수로서 마치 인천의 소년가장 같은 역할을 했다. 김도훈 전 감독 시절부터 요니치를 중심으로 한 수비 전술은 상대 공격수들에게 어려움을 안겼다. 몸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결국 이별은 막지 못했다.

 

최철순(전북현대, 30경기 1골 4도움)

라이트백으로서 K리그 최고 수비력을 가졌다는 것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시즌엔 변칙 스리백을 쓸 때 스토퍼처럼 활약하며 2007년 U-20 대표팀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국내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들을 훌륭하게 봉쇄했다.

 

권순태(전북현대, 35경기 37실점)

선방 능력은 물론 리더십으로 전북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후배들이 무서워하며 우러러보는 ‘형님 카리스마’가 아니라 수더분한 아주머니 같은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쪼아댈 때도 있었고, 외부 행사에 단골로 출연해 전북 선수단의 각오를 늘 대변했다. 기술과 정신, 양쪽에서 모두 우승 일등 공신인 선수.

 

정리=한준 기자

그래픽=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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