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은 박싱데이가 한창이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EPL’ 18라운드 경기에서 사우샘프턴과 붙었다. 손흥민은 후반 29분 무사 시소코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후반 40분엔 시즌 7호 골까지 넣었다. 5경기 만에 득점이었다. 토트넘은 4-1로 대승했다.

최근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손흥민은 전환점을 만들었다. 포체티노 감독도 손흥민 활약을 칭찬했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손흥민이 주전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부분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전술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동료 운'도 따라줘야 한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을 출전해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야 한다. 

# 점검사항 1. 전술 적응력

손흥민은 2015/2016시즌에 바이어04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손흥민은 주로 오른쪽 측면 윙어로 나섰다. 때에 따라서는 왼쪽 측면을 담당했다. 중앙에 섰을 때는 주전 선수가 결장했을 시 구멍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측면 공격에 집중했다. 덕분에 손흥민의 활용 가치가 높아졌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은 2016/2017시즌에도 유지되는 듯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들어 좌측면에 고정됐다. 그러나 전술 변화가 있었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살아나면서 공격 흐름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델레 알리, 뎀벨레, 에릭센 등 중앙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들로 2선을 꾸렸다.

입지가 좁아졌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공간이 열려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공이 중앙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공격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해 득점력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효과는 적었고,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토트넘은 12월에 치른 6경기에서 5승 1패했다. 최근 3경기에선 연승 중이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 변화가 성공적이란 평을 듣고 있다. 토트넘이 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한 전술만을 고집할 순 없지만, 손흥민은 이 변화에 적응해 살아 남아야 한다. 측면이든 중앙이든 기회가 주어지는 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점검사항 2. 파트너

파트너도 중요하다. 선수의 가치는 득점 또는 도움 기록으로 개인이 직접 증명할 수도 있지만, 동료의 플레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에릭센과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손흥민과 에릭센의 연계 플레이는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공간으로 빠졌다가 에릭센에게 공을 연결하고, 에릭센이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는 장면이 자주 나됐다. 원톱 해리 케인의 득점력이 물올랐을 때에도 손흥민과 호흡이 좋았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찔러주는 볼을 케인이 받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손흥민과 콤비 플레이가 좋았던 선수들은 전반기에 부침을 겪었다. 부상과 부진 등의 이유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이는 손흥민 파괴력이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손흥민이 기복 없이 팀플레이에 녹아들었다면 좋았겠지만, 팀이 전술적으로 변화된 상태에서 믿고 의지할 선수까지 없어 타격이 컸다. 결과적으로 이 부분에서도 손흥민 노력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최근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줘야 주전으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어떤 선수와 나서도 문제 없는 모습을 포체티노 감독에게 보여야 한다. 

# 점검사항 3. 개인 기량

전술과 파트너는 손흥민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 기량이라면 다르다. 손흥민은 과감한 돌파와 예리한 크로스 패스로 공격 기회를 창출한다. 이번 사우샘프턴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만들었다. 손흥민이 뿌린 4번의 패스는 모두 동료에게 전달됐다. 손흥민의 또 다른 장점은 득점력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앞서 손흥민의 골 감각을 칭찬한 바 있다. 사우샘프턴전에서도 역습 상황을 적극 활용했다. 공을 잡지 않고 뒷공간으로 파고들었다가 길게 날아온 패스가 사우샘프턴 수비수의 머리에 닿고 떨어지자 서둘러 잡아 골로 결정지었다. 이날 경기에서 때린 단 한 번의 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득점력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조커로 나선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포체티노 감독이 공격이 안 풀릴 때 먼저 손흥민을 투입하는 건 손흥민의 공격력을 믿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박싱데이 일정 중 이제 1경기를 소화했다. 향후 경기를 고려하면 로테이션으로라도 손흥민이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주어진 출전 시간을 적극 활용하다보면 다시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다. 손흥민 본인도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 다시 열심히 해서 주전으로 뛰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장점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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