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크리스마스가 왔다. 나라 사정이 말이 아니지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 '풋볼리스트'는 성탄을 맞아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선수를 선정해 칭찬 선물을 준비했다. 새 시즌을 구상하는 감독들에게도 '가상 산타'를 보낸다. 그리고 연인이나 친구 없이도 즐겁고 알차게 성탄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방법도 알아봤다. 

역사는 상을 받은 선수들만 기억한다. 하지만 연맹이나 협회가 주는 상이 곧 실력의 척도는 아니다. '풋볼리스트'는 2016시즌에 맹활약하고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선수를 찾았다. 이들은 최소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 미안하지만, 진짜 선물은 없다. 줄 수 있는 게 이 기사 밖에 없다...

 

FC서울 윤일록
올 시즌 리그에서 총 26경기에 나섰다. 그중 20경기를 황선홍 체제에서 출전했다. 황 감독은 윤일록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2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강한 공격력을 구사했다. 기록도 좋았다. 6골 7도움을 올렸는데, 이는 프로 6년 기록 중 시즌 당 최다 공격 포인트였다.

전북현대 박원재
국가대표 3명이 경쟁한 전북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박원재가 이주용, 최재수를 밀어낸 건 단순히 경쟁자들이 슬럼프에 빠진 반사효과가 아니었다. 발재간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박원재가 빠른 두뇌회전을 통해 얼마나 높은 확률로 빌드업에 성공하는지 눈여겨 보라. 자주 포지션을 비우는 조성환, 김형일 대신 센터백 포지션까지 커버한 수비력도 훌륭했다.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FA로이드'를 맞은 박원재는 갑상선암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한 듯 보이며, 최강희 감독은 재계약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주유나이티드 권순형
권순형은 제주유나이티드 심장이다. 권순형이 없으면 안현범도 정운도 빛나지 못했을 것이다. 37경기에 출전해 5골과 8개 도움을 올렸다. 패스면 패스, 슈팅이면 슈팅 모두 뛰어나다. 권순형은 리그 최정상급 미드필더다. 이렇게 잘하고도 주목 받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전남드래곤즈 자일
여름에 전남에 합류한 자일은 데뷔전이었던 제주전(7월 9일)에서부터 득점을 터트리더니, 총 20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자일의 맹활약으로 전남의 순위도 서서히 상승했다. 노상래 감독이 소속팀의 반등 요소로 자일을 꼽을 정도였다. 전남의 복덩이 같은 존재였다.  

수원삼성 홍철
수원삼성의 반등은 홍철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시작됐다. 수원이 스리백으로 전환해 측면 공격의 위력을 살릴 수 있었던 배경에 홍철의 존재가 있다. 홍철의 존재로 염기훈과 권창훈은 보다 골문에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수비 상황에서도 훨씬 안정적이었다. 리그 최고의 레프트백 다웠다.

광주FC 김민혁
정조국이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으나 김민혁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에서 함께 이적해온 김민혁은 2선 지역에서 날카로운 패스와 창조적인 움직임으로 광주가 세련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엔진 역할을 했다. 서울에서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민혁은 광주에서 프로 선수로 진정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포항스틸러스 심동운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전통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강등권 싸움을 벌여야 했다. 때문에 칭찬보다 비판이 익숙했고, 심동운 역시 고군분투하면서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심동운은 양동현과 함께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직접 득점할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수를 끌고 내려와 공간을 만드는 등 공격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포항이 2017시즌을 위해 심동운 잡기에 열을 올린 이유가 있었다.

인천유나이티드 김도혁
등폭이 컸던 시즌이지만 김도혁은 인천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였다. 수비와 투혼, 혹은 외국인 선수만 강조된 팀에서 국내 선수로 가장 세련된 플레이를 펼쳤다. 중원에서 김도혁의 왼발은 인천 축구의 자존심이었다.

성남FC 피투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다. 피투는 32세 나이에 한국으로 와서 훌륭한 기본기, 끈질기고 성실한 성품으로 살림꾼 노릇을 했다. 김두현의 컨디션 난조, 황진성의 장기 부상 속에서 성남 미드필드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다.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미드필드의 모든 자리를 소화했고 시즌 막판엔 최전방까지 올라갔다. 강등을 막진 못했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떠날 때까지 구단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슈퍼리그 이적설이 제기됐다는 것도 이번 시즌 경기력이 훌륭했다는 걸 보여준다.

수원FC 레이어
수원FC의 강등으로 인해 주목 받지 못했으나 리그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라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원FC가 영입한 외국인 선수 중 벨기에 대표 경력의 오군지미,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 가빌란이 주목 받았으나 중앙 수비 지역에서 힘과 속도, 높이은 물론 빌드업 과정까지 기여도가 높았던 레이어의 안정감이 최고였다.

정리=한준 기자

그래픽=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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