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스카우트, 심판에 금품제공...전북과 연맹의 수습 대책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가 심판 매수 혐의에 연루됐다. 전북은 구단 공금이 사용된 바 없으며 당사자 개인이 저지른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23일 부산지검 외사부가 전북현대가 얽힌 심판 매수 혐의에 따라 당사자들을 기소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전북 스카우트 C씨가 지난 2013년 K리그 심판 두 명에게 각각 두 차례와 세 차례에 걸쳐 경기당 100만 원씩을 줬다는 혐의다. 두 심판 모두 지난해 수사 대상이었던 경남FC의 심판 매수 사건 당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두 심판과 C씨 모두 이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동탁 전북현대 부단장은 23일 ‘풋볼리스트’와 한 통화에서 “아직 확실한 건 없고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는 전제를 두고 “구단 사무국은 몰랐다. 모든 비용 집행을 내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구단 돈으로 매수한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스카우트는 사무국과 별개로 활동한다. 모든 활동 사항을 파악하긴 힘들었다”는 것이다. C씨가 소환 조사를 받은 것 외에 사무실이 수색되거나 문서가 압수되는 등 사무국이 수사 대상에 오르진 않았다고도 이야기했다.

이날 오후 발표된 전북의 공식 입장에서도 “해당 스카우터는 구단에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스카우터는 금일부로 직무가 정지됐으며 추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전북현대의 이미지 실추로 팬들께 상처를 드리게 돼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겠다”며 C씨의 개인적 행동이었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최강희 감독은 '풋볼리스트'와 통화에서 "몰랐던 일이다. C씨가 조사 받기 전 내게 보고한 건 없다. 다만 조사 받고 나온 뒤 '이러저러한 일로 조사를 잘 받고 나왔다'라고만 이야기해 왔다. 이렇게 보도가 나올 줄은 알지 못했다. 아직 이쪽으로 오는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검찰의 기소에 대해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기까지 수 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심판 4명은 이듬해 2월이 되어서야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경남 사건 당시에도 당사자 심판들을 불러 자체 조사를 했고, 이를 통해 먼저 징계 절차를 밟았다. 이번에도 자체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했다.

경남 매수 사건 당시 시즌이 끝나고 조사가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시즌 중 드러났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징계 방안과 수위는 징계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상벌규정에 따르면 ‘심판에 대한 금품 및 향응 제공’에 클럽의 임원 빛 직원이 가담한 경우 구단은 제명, 강등, 1년 이내의 자격 정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1억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 징계 대상이다. 개인은 제명, 대한축구협회 자격정지 혹은 제명 요청, 36개월 이상의 자격 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사회봉사명령 대상이다.

매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북 구단은 큰 타격을 입는다. 비슷한 사안이면서 매수 금액이 더 컸던 경남의 경우 프로축구 최초 승점 삭감(차기 시즌 승점 10점)과 제재금 7,000만 원을 부여받았다.

전북은 드러난 매수 규모가 작지만, 최근 K리그에서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인기 구단이라는 점에서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북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몰려 마비된 상태다. 이튿날인 24일 열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매수를 넘어 승부조작 사건으로 확인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경남의 경우 심판들이 부정한 청탁은 받았으나 실제 불공정한 판결을 내렸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판결이 난 바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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