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는 프랑스 유니폼을 끝내 입을 수 있을까?

 

 

[풋볼리스트] 월드컵보다 화려하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오는 6월에 개막한다. 개막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풋볼리스트’는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유로 2016’를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연재를 시작했다. 각국의 준비상황과 화두 그리고 문제점을 언급한다. <편집자주> 

 

4월 15일 되면 모든 게 가려진다. 카림 벤제마는 프랑스 대표팀에 복귀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벤제마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했지만,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축구협회(FFF) 회장은 답을 줬다. 그는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률자문들과 의논해서 그날 이전에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르 그라에 회장이 말한 그날은 4월 15일이다.

 

#’검은돈 세탁’ 의혹은 NO

벤제마는 르 그라에 회장의 발표가 있기 전에 다시 한 번 송사에 휘말렸다. 프랑스 언론인 ‘리베라시옹’은 지난 17일 ‘벤제마의 좋지 못한 일들’이라는 제호를 단 기사를 단독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벤제마가 지난해 9월 17일 파리에서 벌어진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고, 벤제마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BH EVENT)가 갱단이 마약밀매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전문에는 “범죄단 조직 세탁”, “범죄자금 세탁” 등의 강한 단어가 들어 있었고, 기사 내에는 벤제마도 손해를 많이 봤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르 그라에 회장은 이 일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현 상황에서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재정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기업에 관련된 증인이었을 뿐이다. 그 일에서 벤제마의 책임은 없다고 본다”라고 선을 그었다.

 

벤제마의 변호를 맡은 에릭 뒤퐁-모레티는 분노했다. 뒤퐁-모레티는 “벤제마는 단순히 증인”이었을 뿐이라며 “기사의 제목이 매우 자극적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리베라시옹’이 벤제마의 기사 제목과 그 뒤에 쓴 단어들을 지적하며 흥분했다. “돈세탁, 범죄단체 조직, 향정신성 물질(마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벤제마와 사건이 관련 있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뒤퐁-모레티는 “리베라시옹을 고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출전가능성 ‘미지수’

벤제마는 여전히 재판에 연루돼 있다. 대표팀 동료인 마티외 발부에나를 성관계 동영상을 근거로 협박한 혐의다. 벤제마는 지난 재판을 통해 자신에게 내려진 ‘발부에나 접근금지’ 명령을 풀었다. 무죄추정원칙을 적용 받고 있고, 발부에나와 함께 뛰지 못할 현실적인 제약도 없어진 셈이다. 그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 프랑스 내에서는 벤제마를 복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르 그라에 회장이 법률자문을 구하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마뉘엘 발스 총리까지 나서 벤제마 복귀를 반대했다. 발스 총리는 “스포츠 선수는 어린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라며 “벤제마가 대표팀으로 복귀하는 게 옳다고 보지 않는다. 축구는 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의 전통이다. 모든 결정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파트릭 케나르 도시청년체육부 장관도 “(복귀를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지지는 않았다”라며 벤제마 복귀에 반대 의사를 냈다. 물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벤제마의 복귀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제마는 총리와 장관의 반대에 간결하게 답했다. 그는 “나는 12시즌 동안 프로선수로 뛰었다. 541경기에 출전해서 11개의 경고만을 받았다. 퇴장은 없다. 누가 내게 본보기를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범죄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됨됨이를 평가할 이유가 없고, 그라운드 위에서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프랑스는 벤제마가 필요하다. 홈에서 벌어지는 ‘유로 2016’에서 우승하려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벤제마가 있다면 우승확률이 높아진다. 벤제마는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1경기에 출전해 20골을 터뜨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니콜라 아넬카는 “벤제마는 레알마드리드에서 정기적으로 출전하고 있고, 최상의 상태”라고 벤제마의 복귀를 바랐다. 데샹 감독은 벤제마를 뽑지 못한다면 올리비에 지루, 앙드레 피에르 지냑 등을 대체자로 세워야 한다.

 

2주 안에 모든 게 갈린다. 최종 결정은 르 그라에 FFF회장이 한다. 르 그라에 회장은 “벤제마를 어린시절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좋아한다”라고 말했지만,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프랑스는 벤제마 없이 네덜란드, 러시아와 친선전을 한다. 벤제마는 복귀한다면 5월 31일과 6월 5일에 벌어지는 카메룬, 스코틀랜드와 ‘유로 2016’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친선전에 나설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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