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김)민재 말처럼 대가리 박고 하겠다"

아시안컵 직후 은퇴까지 고민했던 손흥민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 한국이 태국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41분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15분 교체로 들어온 상대 공격수 무에안타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일단 결과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인 거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해서 긍정적인 부분들도 많이 나왔다고 생각을 한다. 또 결과는 저희가 조금 더 잘 준비해서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라며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시안컵 4강 탈락 직후 “대표팀에 내가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겠다”라며 은퇴를 고민하는 듯한 말을 했던 손흥민이다. 현재는 대표팀을 더 이끌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답했다. 

손흥민은 “제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그만 할 것 같았다. 그런 심경이 진짜 코 앞에까지 갔고 또 은퇴한 선수들한테 정말 질문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조언을 많이 구했었다”라면서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동료들이 그런 걸 다 떠안을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다. 그래서 저도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선택에 있어서 많은 팬분들, 많은 가족분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많은 응원을 받아서 정말로 큰 힘이 됐다. 그때도 얘기했다시피 약속을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앞으로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제가 도움이 되는 한, 또 우리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민재가 얘기했듯이 대가리 박고 하겠다”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하 손흥민 인터뷰 전문. 

-경기 소감 

일단 결과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인 거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해서 긍정적인 부분들도 많이 나왔다고 생각을 한다. 또 결과는 저희가 조금 더 잘 준비해서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 

-어떤 부분이 긍정적이었나. 

선수들이 단합해서 정말 한 발 한 발 더 뛰어주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이다. 공격하면서 또 찬스를 많이 만들어냈던부분도 제가 볼 때는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찬스를 만들어내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는 건 분명히 어렵고, 항상 생각하는 숙제다. 그럼에도 저희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운도 없었고 골키퍼가 좋은 선방을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부분들은 분명히 좋은 현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선수들이 정말 뭉쳐서 뭔가라도 한 번이라도 더 해보려고 했던 것들이다. 오늘 경기에서 얻어낼수 있는 가장 좋은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선수들이 하나돼서 경기했나. 

가장 크게 얻어낸 수확이다. 당연히 경기 결과를 생각하시고 이 경기를 보셨겠지만 저희한테는  앞으로의 미래에 있어 더 중요한 걸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다.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거였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선수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이강인과 호흡을 평가해달라. 

워낙 잘하는 선수이고 또 재능도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제가 특별히 해야 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강인이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노력을 했고, 그렇게 했다고 생각을 한다. 아시안컵에서도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걸 저도 많이 느낀다. 강인이가 한 단계 선수로서 성장하는 부분들을 매번 느낄 수 있어서 같이 플레이하면 정말 즐겁고 앞으로 더 잘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되게 중요한 골이었고, 골 넣고 굉장히 좋아했는데. 

대표팀 옷을 입고 득점을 기록하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일이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을 항상 나누는 것 같다. 제가 골은 넣었지만 모든 선수들의 도움과 역할들이 있었기 이런 득점이 가능을 했다. 팀원으로서도 득점을 한다는 게 참 기분이 좋은 것 같다. 팀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부분과 오랜만에 또 한국에서 경기하고 득점할 수 있다는 거에 기분이 상당히 좋았지만, 승점 3점을  못 챙긴 게 많이 아쉽다. 저는 축구를 하면서 저를 먼저 생각을 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뭐든지 팀을 가장 많이 생각했고, 또 팀이 항상 잘 되면 저도 자연적으로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이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태국 원정을 앞둔 소감은.

이제는 원정 경기, 홈 경기 하나 할 거 없이 정말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중국 가서도 해봤지만 홈팬들의 야유,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들에 대해 저희가 준비해 가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분명히 어려운 경기일 것 같다. 오늘 같은 경기에서도 태국이 어떤 경기를 펼치고 싶어 하는지 분명히 눈으로 확인을 했다. 태국도 분명 존중하지만 저희가 해야 될 것들을 더 잘 준비해서 하면 결과에는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잘 준비시켜서 더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손흥민. 서형권 기자
손흥민. 서형권 기자

-감독님이 바뀐 상황에서 조직력은 어느 정도인가.

사실 그런 상황에도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냈다는 게 제가 아까 얘기한 긍정적인 요소다. 전체로 모여서 운동한 지가 단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찬스를 만들어내는 건 사실 쉬운 게 아니다. 경기를 매번 같이 뛰던 선수들도 아니고,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옴으로써 이런 플레이들을 이해하고 하는 데 분명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서로 대화로 통해서 만들어내는 부분들은 정말 칭찬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대표팀에 와서 훈련할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고, 운동장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많은 대화, 훈련을 통해서 많이 맞추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아시안컵 끝나고 스스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겠다고 했다. 팬들은 더 대표팀 옷을 입고 더 뛰는 걸 기대하는데, 현재 마음은 어떤가.

되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그때도 얘기했다시피 저한테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단 한 번도 당연시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매번 감사했고, 매번 영광스러웠다. 다시 한 번 얘기하는 거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그만 할 것 같았어요. 진짜 그런 심경이 진짜 코 앞에까지 갔고 또 은퇴한 선수들한테 정말 질문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조언을 많이 구했었는데, 정말 솔직한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셨다. 그런 것들이 아직 어린 저한테는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됐다. 이만큼의 사랑을 받는 축구 선수는 사실 드물다라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로서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이렇게 사랑을 받는 걸 당연시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분들을 또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동료들이 그런 걸 다 떠안을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기 때문에 저도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이런 선택에 있어서 많은 팬분들, 많은 가족분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많은 응원을 받아서 정말로 큰 힘이 됐다. 그때도 얘기했다시피 약속을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앞으로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제가 도움이 되는 한, 또 우리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민재가 얘기했듯이 대가리 박고 하겠다. 

-박지성에게 조언을 구했나. 

지성이형도 계시고 성용이 형도 계시고, 많은 선배들이 계신다. 두리 쌤한테도 좀 얘기를 많이 나눴다. 또 축구 외적으로, 인생 선배분들한테도 질문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도 여쭤봤고, 또 저한테 항상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분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서 그 분들께 감사드린다. 

사진= 서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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