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 선수가 된 이상 감당해야 하는 호들갑일까. 김민재에 대한 독일 매체의 묘사는 단순히 전술 문제로 벤치에 앉은 주전급 선수가 아니라 ‘실패작’ 수준으로 치닫기도 한다.

최근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시즌 합류했을 때는 구단의 영입 정책 실패로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까지 센터백이 단 셋이었다. 동료 센터백이 번갈아 부상까지 당했기 때문에 김민재는 부상 우려가 있는 컨디션에서도 빠짐없이 뛰며 헌신했다.

올해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팀에 다녀온 뒤 상황이 변했다. 그새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단순한 후보 센터백을 넘어 주전급이 됐다. 올해 김민재가 돌아온 뒤 바이에른이 치른 경기는 7경기다. 김민재는 그 중 첫 3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이 기간에 3연패를 당하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변화를 주면서 김민재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이후 4경기 중에서는 1경기 선발, 2경기 교체로 뛰었다. 측히 최근에는 라치오, 마인츠05 상대로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투헬 감독은 전반기에 공수 균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라인업으로 경기를 반복했음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후반기에 핵심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의 활용법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전술을 한결 실리적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키미히가 라이트백으로 이동하고 센터백으로 좀 더 소극적인 더리흐트, 다이어 조합이 가동됐다.

단순한 센터백 기량차도 아니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감독의 이상적인 전술에 맞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투헬 감독으로서도 도입하고 싶지 않았던 소극적인 전술을 쓰면서 생긴 변화다.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만 팀을 이끌기로 되어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김민재는 바이에른 센터백 4명 중 유일하게 팀이 꼭 붙잡는 선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일간지 ‘빌트’는 ‘투헬의 새로운 바이에른에서 패배자들이 나왔다’는 제목으로 김민재를 가장 먼저 꼽았다. 에릭막심 추포모팅, 브라얀 사라고사 등 애초에 주전이 아닌 선수들을 제외하면 김민재, 누사이르 마즈라위, 사샤 보이 정도가 귀담아들을 만한 이름이었다. 김민재에게 비중이 쏠려 있는 기사였다. ‘5,000만 유로(약 718억 원) 몸값의 사나이조차 자기 자리에서 뛰지 못한다’는 부제도 김민재를 겨냥하고 있다.

지역지, 자극적인 일간지, 축구전문지를 표방하는 ‘키커’까지 매체 성격을 가리지 않고 김민재를 공격하는 중이다.

독일 절대강자이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에른이라 자극적인 보도도 잦고, 전문적인 전술 기사의 경우에도 자극적인 제목이 달리곤 하는 바이에른의 입지를 실감케 하는 상황이다. 같은 강팀이라도 관심이 분산되는 잉글랜드의 맨체스터시티, 아스널 등과 다르다. 잉글랜드로 치면 과거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장기집권하던 시절 몰렸던 관심을 연상시키는 수준이다.

상황이 바뀌면 또 김민재가 아닌 다른 선수가 호들갑스런 위기설의 주인공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독일 축구팬 중 절반은 바이에른 팬이고 절반은 바이에른 안티’라는 말처럼 모두의 관심을 받는 팀에 속해보는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릭 다이어(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릭 다이어(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왼쪽부터, 이상 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왼쪽부터, 이상 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바이에른에서 오래 뛸 경우 온갖 보도행태를 다 겪을 수 있다.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는데다 개성 넘치는 스타가 모이는 팀이라 팀내에 사건이 생기면 대서특필된다. 특히 성적이 떨어지면 선수들의 허물에 주목하는 보도가 심해진다. 1990년대에는 FC헐리우드라는 팀 별명이 있을 정도였다.

이 시기를 견디고 나면 김민재는 다시 바이에른 주전으로 돌아갈 것이 가장 유력한 선수에 속한다. 20대이면서 확고하게 붙잡아야 한다고 분류된 선수는 김민재, 자말 무시알라가 전부라는 보도도 있을 정도다. 기다림의 시간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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