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주민규(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주민규가 K리그 최고 공격수로 발돋움한지 3년 만에 마침내 태극마크를 단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에 나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18일 소집돼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명단 중 최초발탁으로 눈에 띄는 선수는 주민규, 정호연, 이명재다. 그 중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건 역시 2021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이래 꾸준히 한국 최고 수준 결정력을 보여준 주민규였다.

주민규는 밑바닥부터 올라온 선수다. 고양HiFC(현재 해체)의 미드필더로 프로 생활을 시작, 서울이랜드FC에서 깜짝 공격수 변신으로 K리그2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줬다. 상주상무(현 김천)에서 K리그1 경쟁력까지 확인시켰지만 2019년 야심찬 울산현대(현 울산HD) 이적은 잘 풀리지 않았다. 2020년부터 제주유나이티드에서 확실한 정상급 골잡이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 울산으로 재이적하며 트로피까지 들었다.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 2022년 공동 최다득점(경기당 득점 기준으로 공식 득점 2위)을 기록하며 최근 3년 내내 K리그 최강 골잡이로 군림해 왔다. 이에따라 대표 발탁 여론이 일었지만 파울루 벤투 당시 감독은 이미 정해둔 황의조 중심 체제에 조규성을 추가하며 월드컵에 나섰다. 조규성이 월드컵 2골로 새 스타가 되며 당시 선택은 적중했다. 지난 1년여 동안 대표팀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황의조가 불법촬영 혐의로 배제된 뒤 새로 발탁한 오현규만 추가하며 스트라이커 단 2인 체제를 고수했다. 그동안 주민규 발탁 여부가 수시로 화제를 모으면서, 처음엔 기대를 했던 선수는 나중에 스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오현규가 소속팀 셀틱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조규성까지 아시안컵 즈음부터 득점 감각을 잃은 모습이기 때문에 대안은 반드시 필요했다. 황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주민규 하나였다.

스스로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황 감독은 “축구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 외에 전무하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라고 발탁한 이유를 딱 잘라 설명했다.

주민규(울산현대). 서형권 기자
주민규(울산현대). 서형권 기자
주민규(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민규(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민규는 청소년 대표 출장 경험조차 아예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선발 움직임도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주민규의 생애 첫 태극마크다.

이번 대표팀의 임시코치는 선수로서 함께했던 조용형, 정조국이다. 울산 선수는 조현우, 김영권, 설영우, 이명재, 엄원상에 주민규까지 6명이나 된다. 대표팀이 낯선 주민규에게는 적응하기 수월한 환경이라 부담도 덜하다.

게다가 대표팀 소집 장소인 고양은 주민규가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주목받지 못한 무명의 고양 미드필더가 11년 만에 국가대표가 되어 이곳으로 돌아온다. 34세에 찾아온 축구인생의 하이라이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