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왼쪽), 손흥민(이상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이강인(왼쪽), 손흥민(이상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서형권 기자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과 손흥민의 내홍과 관련해 대표팀 전체의 책임감을 통감하고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에 나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18일 소집돼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번 명단 발표에 앞서 가장 주목받은 건 이강인의 대표팀 승선 여부였다. 이강인은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도중 주장 손흥민과 말다툼을 벌이다 몸싸움에 가까운 상황까지 갔고, 그 와중에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극상’이라는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이강인이 런던의 손흥민을 찾아가 당사자끼리 사과하고 화해했다는 걸 보였지만 그 뒤에도 대표팀에 뽑아야 하는지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한 이유에 대해 “이강인은 축구팬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 손흥민은 이강인을 보듬어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정식 감독에게 문제해결을 미루진 않겠다고 했다.

눈에 띈 것은 “이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인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한 부분이다. 황 감독은 “선수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든 구성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써 이 자리를 빌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이번 태국 2연전을 다시 하나된 모습으로, 우리 국민 여러분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저와 같은 마음이길 기대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황 감독의 이후 발언을 보면 왜 이강인과 손흥민의 마찰이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황 감독은 팀 내 선수간 갈등은 과거에도 있었고, 이를 잘 봉합하면 오히려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 경험으로 봤을 때 항상 이런 팀 내 문제는 있다. 다만 그것이 빨리 풀어지고 다시 모아 더 단단해질 수도 있는 요소다.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건 운동장에서 빨리 푸는 게 제일 좋다”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팀 내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뒤, 중구난방으로 여러 증언이 이어지면서 화제성과 비난이 커진 점이다. 황 감독은 “말이라는 건 스태프든 여러 상황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그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대표팀 내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이를 키우느냐 해소하느냐 여부는 대표팀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즉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강인의 돌발 행동만이 원인이 아닌, 대표팀의 갈등 해결 능력 그리고 축구협회의 대처 능력이 결부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황 감독은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축구협회가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공언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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