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해성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K리그 현직 감독 빼가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진행됐다. 전날 새롭게 구성된 전력강화위 첫 회의였고, 주된 안건은 차기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었다.

회의 종료 후 직접 브리핑에 나선 정 위원장은 전술적 역량, 경력, 소통 능력, 리더십 등 합의된 차기 감독의 조건을 언급한 뒤 3월 A매치 기간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빠르게 대표팀 재정비를 해야 할 시기이므로 임시 감독 체제 대신 정식 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K리그 내에선 우려가 제기됐다. 임원 회의에서 ‘차기 감독을 국내 감독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직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계속 점쳐진 탓이다. 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는 홍명보 울산HD 감독부터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등의 이름도 거론됐다.

전력강화위 회의 결과가 나온 뒤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질의응답 첫 질문에서 “국내파 감독, 외국인 감독 선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어진 질문에서 결국 국내파 감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고 현직 감독도 선택지에 있음을 인정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 위원장. 서형권 기자
정해성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 위원장. 서형권 기자

전력강화위가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두는 이유는 ‘선수단 파악에 강점이 있어서’다. 이는 K리그 현직 감독들에게 더 시선이 쏠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대표팀에 소집할 해외파 풀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결국 세대 교체, 새 얼굴 실험 측면에선 현재 K리그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정 위원장은 “현직에 있는 국내 감독은 선수 파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제한해 급하게 감독을 데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가운데, 전력강화위는 실제로 결론이 났을 때 어떻게 데려올지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하고 있지 않다. 정 위원장은 현직 감독으로 결정되면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를 호소하는 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2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구체적인 감독 이름이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K리그는 26일 미디어데이를 거쳐 3월 1일 개막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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