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는 여유를 갖고 차기 감독을 결정하는 대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2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진행됐다. 전날 새롭게 구성된 전력강화위 첫 회의였고, 주된 안건은 차기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었다.
회의 종료 후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회의 결과 브리핑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전술적 역량, 경력, 소통 능력, 리더십 등 합의된 차기 감독의 조건을 언급한 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국내파, 정식 감독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혔다.
국내파 감독에 조금 더 비중을 두는 이유는 시간 문제다. 한국은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른다. 첫 경기가 한 달 뒤인 3월 21일이고, 대표팀 소집, 선발 시기는 그에 앞선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선수 파악에 강점이 있는 국내파 감독 선임이 유리하다는 게 주된 논리다.
그런데 시간 제한은 전력강화위가 스스로 걸어둔 제약이다. 3월 A매치 기간만 지나면 다음 A매치까지는 약 3개월 여유가 있다. 이에 더 신중하게 차기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고 공들여 다음 감독을 골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력강화위 다수의 판단은 달랐고 시간이 부족한 상황을 자초했다. 정 위원장이 내놓은 정식 감독 선임이 필요한 근거는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할 시기에 감독 선임을 미뤄둘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대표팀 감독이 없어서 생길 문제보다 제대로 된 감독을 선임하지 못해 생길 수 있는 문제가 더 크다. 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상황에선 감독을 ‘빠르게’ 데려오는 것보다 ‘좋은’ 감독을 데려오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주 감독 경질로 의견이 모인 뒤 보도를 통해 거론되고 있는 차기 감독 후보들이 있다. 대부분 국내파 감독들이고, 현직 감독들이다. 구체적인 이름들이 오르내리면서 이미 협회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의견 제시였을 뿐이라며 부인했지만, 앞서 임원회의에서 이석재 KFA 부회장이 정 위원장을 차기 전력강화위원장으로 하자고 말한 뒤 실제로 선임이 이뤄진 바 있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당시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리고 이날 정 위원장은 브리핑 시작부터 여전히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후 설명은 '국내파 정식 감독'을 선임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아가는 것에 가까웠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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