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귀 은돔벨레(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탕귀 은돔벨레(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에서 부진으로 일관했던 탕기 은돔벨레가 나폴리 이적을 맞아 부활할 수 있을까.

20일(한국시간) 나폴리는 은돔벨레를 1년 임대했으며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손흥민 동료에서 김민재 동료가 됐다. 완전이적 조건은 3,200만 유로(약 429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어지간한 활약으로는 발동시키기 쉽지 않은 액수다.

은돔벨레는 프랑스 대표 경력이 있는 26세 미드필더다. 프랑스의 올랭피크리옹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2019년 큰 기대를 받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는 대체로 부진했다. 두 시즌 반 동안 컵대회 포함 단 1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후반기 친정팀 이롱으로 임대됐지만 직후 반짝 활약을 제외하면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은돔벨레의 가장 큰 장점은 볼 키핑과 스루 패스를 통해 공격 템포를 순식간에 끌어올리고, 상대 수비진의 작은 빈틈을 후벼 팔 수 있다는 점이다. 무게중심이 낮고 민첩한 은돔벨레는 동료의 패스를 받고 돌아서는 동작과 이후 짧은 전진 드리블, 볼 키핑, 여기서 이어지는 스루패스가 예술적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제2의 폴 포그바’라는 기대를 받곤 했다. 다재다능한 포그바에 비해 체격, 중거리 슛 능력 등 떨어지는 점 투성이지만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는 능력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될 거라는 기대를 받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2선에 전진 배치되는 것보다는 3선에 자리를 마련해 줘야 1선이나 2선의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능력을 다 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할 정도의 중원 장악력은 갖고 있지 못하다. 결국 나폴리의 기존 포진인 4-2-3-1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어느 쪽이든 자리가 없고, 4-3-3으로 포메이션을 전환했을 때 메찰라(중앙 미드필더가 3명일 때 약간 측면이나 전방에 배치되는 미드필더)를 맡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은 은돔벨레 출장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4-3-3을 쓸 거라고 전망한다.

나폴리에는 대신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전담해줄 수 있는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가 있고, 또 한 명의 메찰라인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기사는 은돔벨레와 달리 중원 장악력이 좋다. 은돔벨레의 부족한 활동량과 수비 적극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파트너들이다. 다만 앙기사와 은돔벨레는 모두 공격력을 갖춘 미드필더지만 그 공격력이란 전진능력이지 득점과는 거리가 멀다. 둘 다 리그 최다득점이 3골인 선수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은돔벨레 출격시 또 한 명의 메찰라는 득점력을 갖춘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엘리프 엘마스 등이 적당하다. 다만 이 조합의 수비력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전술적 시나리오는 은돔벨레가 잘 적응해서 기량을 되찾았을 때만 성립한다.. 은돔벨레가 토트넘 이적 후 3년 동안 반복해 온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나폴리는 기존 선수들로 팀을 운영하면서 은돔벨레는 비중이 떨어지는 경기의 체력 안배용으로나 활용하고 1년 뒤 토트넘으로 돌려보내면 그만이다. 그동안 의욕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은돔벨레는 어느덧 26세가 된 만큼 절실한 태도로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다.

리그 환경의 변화를 잘 이용해야 한다. 토트넘에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 모두 은돔벨레의 재능을 인정하고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한 바 있다. 각 감독의 전술이나 리더십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거칠고 빠른 풍토 자체가 은돔벨레와 맞지 않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좀 더 템포가 느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나을 수 있다. 대신 세리에A에서는 더 치열한 두뇌 싸움과 전술적인 위치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몸은 덜 힘들어진 대신 머리가 더 힘들어진다.

사진= 아우렐리오 데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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