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K리] U22 ② '유망주 일본 유출' 방지 효과, 진짜 있었을까?

원두재(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원두재(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K리그 로컬룰 U22 규정(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장 제도)은 명과 암이 분명해 찬반이 엇갈리는 제도다. 제도 유지를 찬성하는 측의 주장 중 하나는 U22 규정이 도입되면서 유망주들의 해외, 특히 J리그 유출이 줄었다는 것이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 자료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봤다. 현재 U22 규정의 최초 형태인 U23 선수 등록 규정이 도입된 2013년 전후로 23세 이하 한국 유망주들의 일본 J1, J2리그 이적 사례를 정리했다.

한국 23세 이하 선수의 일본 이적은 규정이 도입되던 시기 정점을 찍었다. 2009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더니 2010년 10명, 2011년 13명, 2012년에는 22명이 J리그로 건너갔다. 도입 첫해인 2013명에도 19명이 J리그에 입단했다. U23 선수 선발을 강제하는 규정이 신설된 이후에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6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까지는 다시 소폭 상승했다.

규정 도입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5년을 비교하면 이적 선수의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56명에서 53명으로 조금 줄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었다. 우선 상위 리그인 J1리그 진출 비중이 떨어졌다. 2013년 이전에는 J1리그로 향한 선수가 56명 중 23명이었다. 41.1%에 달했다. 이후에는 절반에 못 미치는 11명에 불과했다. 20.8%였다.

이적 시기와 비슷한 연령대에 차출되는 U23 대표팀 출신 선수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2013년 이전에는 23명의 U23 대표 출신 선수가 일본으로 이적한 반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12명만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비중은 각각 41.1%, 22.6%였다.

향후 A대표팀 선수로 성장한 선수의 숫자는 더욱 크게 차이 났다. 제도 도입 이전 J리그 진출 선수 중 26.8%에 해당하는 15명이 A매치에 1경기 이상 출장했다. 현재 대표팀 부주장인 김영권을 비롯해 김진수, 정우영, 김보경, 김진현, 장현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3년 이후에 진출한 선수 중에는 원두재, 송주훈 2명뿐이었다. 비율로는 3.8%였다. 결론적으로 2013년 이후 경쟁력 있는 유망주들이 J리그를 택하는 비율이 감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차이를 U22 규정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는 있다. 그 사이 K리그에는 U22 규정 외에도 신인 선수들과 관련된 규정 변화가 많았다. 2015년부터는 해외로 이적한 신인 선수의 K리그 이적을 5년간 금지하는 ‘5년 룰’이 완화됐고, 드래프트제도 폐지됐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케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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