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U22 룰은 유망주 출전시간과 출전경기를 늘렸다. 그러나 실질적인 선수 성장으로 이어졌는지는 현장 관계자마다 의견이 갈린다.

U22 의무출전제도는 2013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유소년 클럽 활성화와 경기 출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2013년과 2014년은 엔트리에 1명, 2명 등록으로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엔트리에 2명 등록, 의무출전 1명으로 변경됐고 2019년부터는 22세로 낮아지면서 U22세 룰이 됐다. 2021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또 한 번 변화가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교체카드 5장을 허용하자, 연맹은 2명의 U22 선수를 활용해야 교체카드 5장을 쓸 수 있도록 규정했다. 

출전시간 확보에 대한 효과는 분명했다. 연맹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U23/U22 선수들의 출장 선수수는 123명에서 156명으로, 평균 경기 출장 수는 9.5경기에서 24.5경기로, 평균 경기 출전 시간은 667분에서 1,654분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2시즌 U22 선수는 252명(K리그1 144명, K리그2 108명)으로 전년 대비 51명이 늘었다. 

하지만 2013년 제도 시행 이후로 보면 평균 출전 시간은 첫 해인 2013년이 가장 높다. 이후로는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2013년 평균 출전 시간은 2,043분이었지만 2014년에는 1,645분으로 떨어졌다. 2016년과 2017년에는 1,816분, 1,771분으로 다시 올랐지만 2018년 1,655분으로 다시 떨어졌다. U22 도입 후에는 2019년 1,614분, 2020년 1,235분, 2021년 1,337분이었다. 

2021년부터는 교체카드 5장 룰이 적용되면서 사각지대가 생겼다. 전반전 두 명의 U22 선수를 투입됐다가 빠르게 교체하는 일종의 편법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 열린 수원FC와 FC서울전에서는 조상준, 이영준이 선발 출전 후 2분 만에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전북현대 역시 지난 시즌 37라운드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이성윤을 투입했다가 전반 9분 만에 또 다른 U22 자원인 송민규와 교체했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하다. U22 선수들은 전반전에 출전했다가 20분 정도를 뛴 뒤 교체되며 경기를 마치는 게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출전 기회가 확보돼도, 한 경기를 온전히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팀 전력으로 고려하기 보다는 규정을 맞추기 위한 선택이 되고 있다. 선발 라인업이 베스트 11이 되지 못해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를 시작할 수 없다. 최상의 팀을 팬들에게 선보여야 하는 팀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수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역차별 문제도 생긴다. 프로는 원칙적으로 실력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U22룰로 인해 기회를 못받는 선수들도 생긴다. 또한 U22 선수들도 엔트리를 채워야 하다보니 기회를 찾아 2부 리그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기회가 줄어들기도 하다. K리그 팀들은 U22세 5명은 확보해야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2명이 출전하면 나머지 3명은 출전시간을 위해 이적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팀에 남아있다가 성장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유망주 육성이라는 의미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U22룰은 이제 10년 차다. 어느 정도 보완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데이터가 쌓인 만큼 단점을 보완해 더 좋은 제도로 태어날 수 있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케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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