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빈(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정상빈(수원삼성).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수원삼성은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을 기반으로, U22 의무출전제도의 취지에 맞게 선수 기용 정책을 사용하는 구단 중 하나다.

작년 K리그1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교체선수 수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확대됐고, U22 제도의 강제성도 한층 높아졌다. 교체카드 5장을 모두 활용하려면 2명의 U22 선수를 쓰도록 정한 것이다. 

세부 내용은 다소 복잡하다. U22 선수가 1명 이상 선발 출전하고, 선발명단과 대기명단을 합쳐 전체 엔트리에 U22 선수가 2명 이상 포함해야 한다. U22 선수가 1명만 선발 출전할 경우 벤치에 있는 U22 선수가 교체 투입돼야 한다. 미충족시 교체 가능 인원은 3명이다. U22 선수가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면 교체카드가 2장으로 줄어드는 페널티도 있다.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경쟁력 있는 K리그 선수로 성장시키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의도였다.

하지만 U22 제도를 강화한 취지와 다른, 기형적인 형태의 교체 방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복수 구단이 U22 선수를 선발 명단에 포함한 뒤 전반전에 조기 교체를 실시했다. U22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실력을 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 가운데 수원은 U22 제도를 취지대로 따르고, 팀 전체의 운영 전략과도 잘 맞물려서 활용한 팀 중 하나였다. 수원은 유스팀 선수들을 육성하며 궁극적으로는 1군 선수로 활용하는 데 적극적인 구단이다. 작년에는 김태환, 강현묵, 정상빈이 매탄소년단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수원 관계자는 “유망주 육성을 통한 체질개선 및 프랜차이즈 스타 육성에 따른 팬덤 확보와 우수선수의 해외 진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프로축구단의 새로운 운영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유스팀 육성에 힘을 쏟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상빈(울버햄턴원더러스 이적 후 그라스호퍼클럽취리히 임대)이라는 확실한 성과도 냈다. 수원은 각 연령별로 특출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장차 수원 1군팀에서 필요한 선수로 만들기 위해 특별 관리 프로그램을 짠다. 관계자에 따르면 정상빈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속도가 무기였다. 다만 근육관련 잔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에 전담 피지컬 코치가 별도의 피지컬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매탄고 시절 연령별 대표팀에 다녀온 뒤에도 당장의 성적에는 집착하지 않고, 회복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매탄중(U15)과 매탄고(U18)의 일원화된 플레잉스타일도 수원의 특별한 육성 전략이다. 수원의 주축 선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각 포지션별 최적의 스타일을 정의하고 스카우트한다. 관계자는 “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구축해 단계별로 체계적인 관리와 훈련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방법론의 기반은 주입식이 아니다. 선수 스스로 실행하고 실수를 반복해 가며 스스로 느끼고 터득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인지적 발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스마트한 생각을 하는 선수로 육성하는 것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각 포지션별 프로선수 2명과 유스팀(U15, U18) 선수 5~6명으로 구성된 멘토링 프로그램 ‘푸른피의 형제’도 실시하고 있다. 평소 꾸준한 소통을 하고, 연간 2회(상, 하반기) 만나 회식 등의 활동을 한다. 유스팀 선수들이 동경하는 선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주된 목적이다. 정상빈의 매탄고 시절 멘토는 수원의 간판 선수인 염기훈이었다.

관계자는 “유스팀 스탭 전원이 유소년 육성의 목적을 수원 1군팀에 최적화된 선수로 키우는데 둔다. 선수들이 프로로 진출할 시 조기 적응력을 향상 시켜주기 위해 자체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훈련 프로그램 및 육성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케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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