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잉여자원’이 될 후보 골키퍼를 잔뜩 선발했다. 오히려 불안한 공격자원은 그만큼 많이 뽑지 않았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홈 경기를 가진 뒤, 16일 이라크와 원정 경기(장소 미정)를 치른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승 2무로 2위에 올라 있다.

1일 발표된 대표팀 명단은 총 25명이다. 보통 A매치 명단은 필드 플레이어 모든 포지션 2배수, 골키퍼 3배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23명으로 구성된다. 벤투 감독은 27명이나 뽑았던 지난 10월에 이어 선수를 넉넉하게 확보했다.

여유자원은 수비진에 집중돼 있다. 골키퍼가 김승규, 구성윤, 조현우, 송범근 4명이다. 좌우 풀백은 합쳐 이용, 김진수, 김태환, 홍철, 강상우 5명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빠졌지만 조기 회복할 경우 추가선발 가능하다고 언급된 김영권까지 있어서 수비수 숫자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미드필더와 공격수는 딱 2배수다. 두 포지션의 경계가 희미하기 때문에 아울러 생각해보면, 총 6명이 선발로 나서는 포지션에 정확히 2배수인 12명이 선발됐다.

눈에 띄는 건 너무 많은 골키퍼, 불안요소가 보이는 최전방이다. 골키퍼는 보통 두 경기 합쳐 1명만 뛴다. 통상적으로 3명을 선발하는 건 만에 하나 부상을 당할 경우 다른 포지션 선수로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4명 선발은 한두 달 걸리는 대회에서도 이례적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월에도 논란이 된 4명 선발을 고수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소집과 같은 이유로 4명을 뽑았다.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찰할 기회”라고 짧게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이란 원정에 갔을 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황의조를 대체할 스트라이커가 2명뿐인 점은 아쉽다. 특히 이번엔 확실한 주전급 공격수가 없다. 지난달에도 선발됐던 조규성은 아직 대표팀에 자리 잡은 선수가 아니고, 김건희는 최초 발탁이다. 둘 다 실전에서 벤투 감독이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 포지션은 골키퍼보다 오히려 최전방이다.

벤투 감독의 성향을 볼 때 원톱을 2배수만 보유해서는 다양한 전술 운용을 하기 어렵다. 벤투 감독은 경기 중 스트라이커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나면 경기 막판 한 골이 급할 때 스트라이커를 추가 투입할 수 없게 된다. 벤투 감독은 과거부터 손흥민, 황희찬 등이 최전방을 맡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이란 원정에서는 손흥민 원톱 카드가 쓰였다. 그러나 손흥민, 황희찬 전진은 지공 상황에서 사실상 원톱이나 다름이 없다. 상대 진영에 공중볼을 받을 수 있는 공격수를 2명 이상 세우는 선택지가 차단된다. 아시아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인 이란 원정과, 한수 아래 팀들을 꼭 잡아야 하는 경기는 대처방안이 달라진다. 이미 상대팀들은 한국이 원톱만 고수한다는 걸 간파하고 4-4-2 계열의 수비전술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 남자 축구대표팀 11월 소집 명단

골키퍼 : 김승규(가시와레이솔), 구성윤(김천),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수비수 : 김민재(페네르바체), 박지수, 정승현(이상 김천), 권경원(성남), 이용, 김진수(이상 전북), 김태환, 홍철(이상 울산), 강상우(포항)

미드필더 : 정우영(알사드), 백승호, 송민규(전북), 황인범(루빈카잔), 이재성(마인츠), 이동경(울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엄원상(광주)

공격수 : 조규성(김천), 김건희(수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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