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황의조(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주득점원으로 활약해 온 황의조가 오랜 기간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7일 경기도 안산의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한국이 시리아에 2-1 승리를 거뒀다. 황인범과 오마르 하르빈이 한 골씩 주고받아 1-1로 맞선 후반 43분 손흥민이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한국은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공격수 3인방 황의조(지롱댕보르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을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세 선수 모두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는데 그 중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는 황의조였다. 손흥민은 결국 팀을 구해내는 결승골을 넣었고, 황희찬은 결정력 난조가 있었지만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여러 기회를 창출했다. 반면 황의조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후반 24분 이동준과 교체되며 세 선수 중 유일하게 경기를 일찍 마쳤다.

장거리 비행을 거쳐 경기 이틀 전에 부랴부랴 대표팀에 합류한 탓인지 경기 내내 몸이 무거웠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찾아온 기회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한 장면도 있었고, 돌파 시도가 상대에게 쉽게 저지되는 장면도 있었다. 전반 42분에는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수비 사이로 침투해 황인범의 스루 패스를 이어받는 것까지는 완벽했으나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를 제치려는 마지막 터치가 길어 슈팅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경기 관여도도 매우 낮았다. 한국은 이날 슈팅 23회를 퍼부었는데,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슈팅 1회에 그쳤다. 공을 만진 횟수는 17회에 불과했다. 선발 선수 중 최저 기록이고, 황의조보다 13분 먼저 교체된 송민규(48회)의 3분의 1 수준이다. 패스 시도 횟수 역시 8회로 매우 낮았다. 마무리, 연계 모두 기대 이하였다.

황의조의 아쉬운 활약은 지난 6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멀티골을 넣은 이후 4경기 연속 침묵 중이다. 대표팀 고정 멤버로 자리 잡은 벤투 감독 체제가 들어선 이후 연속 경기 무득점 최다 타이 기록이다. 황의조는 앞서 2019년 1월 바레인전부터 3월 콜롬비아전까지 4경기, 2019년 9월 투르크메니스탄전부터 11월 브라질전까지 4경기 동안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적 있다.

황의조는 28경기 13골로 팀 벤투 최다 득점자다. 2위인 김신욱(6골)보다 두 배 이상 넣었다. 압도적인 득점 1위인 주포의 긴 침묵은 필연적으로 팀의 득점력 저하,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황의조가 처음 4경기 무득점 했던 기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탈락했다. 두 번째  기간에는 한 수 아래인 북한, 레바논을 상대로 한 2차 예선에서 연달아 비기며 팀이 휘청였다. 그리고 지금은 손흥민의 극적인 골이 터져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첫 3연전 3득점에 그치며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의 다음 경기는 12일 오후 10시 30분 열리는 이란 원정 경기다. 지금껏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이란의 홈 구장 아자디 스타디움을 방문한다. 어느 때보다 황의조의 득점이 필요한 순간이다. 황의조가 최초로 5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한다면 팀 벤투는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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