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골로빈(좌), 아르템 주바(이상 러시아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렉산드르 골로빈(좌), 아르템 주바(이상 러시아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로 2020이 오는 13일(한국시간) 드디어 개막한다. ‘풋볼리스트’는 나라마다 한 명씩,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선수들을 찾아 소개하기로 했다.

유로 2016 당시 조별리그 1무 2패로 처참하게 탈락한 러시아가 재도전에 나선다. 당시 같은 조 최약체로 평가받던 슬로바키아를 상대로도 승점을 얻지 못했다. 24개국 중 23위에 머무르는 망신을 당하면서 짐을 싼 바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설욕이 필요하다. 벨기에, 덴마크, 필란드와 함께 B조에 묶였는데 2위에 안착하면 16강 직행이 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를 제외하면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최근 친선경기에서 폴란드전 1-1 무승부, 불가리아전은 1-0으로 승리하며 준수한 결과로 예열을 마치기도 했다. 유로에서 최소 16강 이상은 거둬야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에이스’ 아르템 주바의 득점력이 매우 중요하다. 주바는 2020-2021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전 공격수로 뛰며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17골을 넣은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이다. 연속 도움왕 이력까지 있다. 2018-2019시즌과 2019-2020시즌에는 도움왕도 차지했다.

자국리그 최강 공격수일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최근 경기력이 압도적으로 좋다. 유로 예선에서 무려 10경기 9골을 터뜨린 러시아 내 최다 득점자다.

괴상한 행동을 여러 차례 저지르는 등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알려져 있다. 작년 11월 침대에서 자위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정확한 유출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촬영 자체로도 이미 상식 밖의 행동이다. 지난달에는 우승 시상식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영화 캐릭터인 데드풀 분장을 하고 아들과 함께 나타났다. 영화 속 데드풀의 성격처럼 능청스러운 연기와 함께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금메달까지 수여했다.

기량은 러시아 역대급이다. 러시아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11년 A대표팀에 데뷔한 주바는 52경기 29골을 터뜨렸다. 러시아 역대 2위 득점자다. 1위는 30골을 넣은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다. 단 1골 차일뿐더러 케르자코프는 이미 2016년 대표팀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1위를 빼앗는 건 시간문제다. 주바는 경기당 평균 0.56골을 넣고 있는데 순위권 선수 중 압도적으로 높다. 대부분이 0.30골 안팎이다. 10위 안에 있는 현역 중에서는 페도르 스몰로프(14골), 데니스 체리셰프(12골) 등이 있다. 현재 주바에게 대적할 선수가 없다.

주바는 197cm, 97kg의 거구인데도 불구하고 순간 속도가 빠르고 비교적 날렵하다. 장점은 킥력이다. 정규리그에서 기록한 대부분의 득점이 골문 구석으로 침착하게 찔러 넣는 슈팅이었다. 중거리슈팅에도 파워가 실려있어 위협적이다. 평소 성격과 걸맞은 강철 심장의 소유자다. 페널티킥을 파넨카(골문 중앙으로 찍어차는 속임수 기술)로 성공시킨 적도 있다.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번 대회가 주바의 마지막 유로 참가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33세로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그렇기에 주바 입장에선 성적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 러시아에서 그 누구보다 신뢰받는 ‘괴짜 공격수’ 주바가 선봉에 서서 지난 대회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 아르템 주바(Artem Dzyuba) / 1988년 8월 22일생 / 197cm /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 / A매치 52경기 29골

▲ 러시아 조별리그 일정 : 13일 대 벨기에, 16일 대 핀란드, 22일 대 덴마크(B조)

글= 허인회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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