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뮐러(왼쪽, 독일), 앙투안 그리즈만(오른쪽, 프랑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열리지만 이름은 '유로 2020'인 대회가 12일 오전 4시 터키와 이탈리아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린다. 조별리그 36경기 중 가장 반가운 매치업과 가장 원한이 깊은 매치업 3개를 선정했다. [풋볼리스트]

유로 2020 F조는 죽음의 조로 꼽힌다.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헝가리가 한 조에 속해있다. 헝가리를 제외한 세 팀은 최근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국가들이다. 2014 FIFA 브라질월드컵 우승 팀 독일, 유로 2016 우승 팀 포르투갈,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우승 팀 프랑스가 조별리그부터 치열한 다툼을 벌이게 됐다.

주목할 맞대결은 역사적으로 깊숙이 얽혀있는 독일과 프랑스다. 국경을 맞대고 있어 자주 부딪혔다. 나폴레옹 전쟁,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거쳤고, 20세기에는 1, 2차 세계 대전을 벌이면서 감정이 고조됐다. 최근에는 유럽연합의 일원으로서 협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력, 군사력 등 여러 분야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축구적으로도 항상 비슷한 전력을 구축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직접 맞대결한 성적은 프랑스가 우위다. 31번 맞붙어 14승 7무 10패를 기록 중이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두 감독이 맞대결을 벌인 최근 10년 성적도 4승 2무 2패로 앞선다. 하지만 국제 대회 실적은 독일이 낫다. 독일은 통산 월드컵 우승 4회(1954, 1974, 1990, 2014), 유로 우승 3회(1972, 1980, 1996)를 차지했고,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2회(1998, 2018), 유로에서 2회(1984, 2000) 우승했다.

두 팀의 유로 대회 맞대결은 의외로 한차례밖에 없었다. 유로 2016이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이었다. 당시 대회 준우승을 거둔 프랑스는 불과 2년 전 세계를 제패했던 독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앙투안 그리즈만이 두 골을 넣었다.

월드컵 전적은 반대다. 토너먼트에서만 4번 격돌했는데, 2승 1무 1패로 독일이 더 많이 이겼다. 무승부로 기록된 1982 스페인월드컵 8강 맞대결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독일이 승리한 것을 감안하면 월드컵 강자 독일의 확실한 우세다. 마지막 월드컵 맞대결은 지난 2014년이었다. 독일은 마츠 훔멜스의 헤딩골에 힘입어 프랑스를 1-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고,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연달아 격파한 뒤 세계 정상에 올랐다.

현재 전력은 차이가 나는 편이다. 세계 챔피언 프랑스는 FIFA 랭킹 2위에 올라있고, 독일은 12위로 처져 있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연이어 호성적을 낸 프랑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최후방부터 최전방까지 약한 포지션을 찾기 힘들다. 킬리안 음바페의 파트너 자리가 유일한 고민이었는데, 6년 만에 카림 벤제마를 대표팀으로 복귀시키며 약점을 메웠다.

독일은 정점에서 내려온 뒤 부침을 겪고 있다.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탓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굴욕적인 조별리그 탈락을 당한 이후 적극적으로 새 얼굴들을 실험했다. 이 과정에서 토마스 뮐러, 훔멜스 등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회를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요하임 뢰프 감독은 유종의 미를 위해 뮐러와 훔멜스를 다시 불러들였다.

두 팀은 16일(한국시간) 오전 4시 조별리그 1차전을 통해 맞붙는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할 이유는 뚜렷하다. 프랑스는 메이저 대회 2연패를 위해, 독일은 뢰프 감독의 유종의 미를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토너먼트 진출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글= 조효종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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