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모우라, 해리 케인 손흥민, 가레스 베일(이상 토트넘홋스퍼)
루카스 모우라, 해리 케인 손흥민, 가레스 베일(이상 토트넘홋스퍼)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드림 스리톱’ 손흥민(28), 해리 케인(27), 가레스 베일(31)의 공격 조합이 마침내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제1 선발로 낙점됐다. 토트넘은 번리(4-0), 풀럼(1-0), 크리스털 팰리스(4-1)를 상대한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 26, 27라운드 경기에 이 세 명의 선수를 연이어 선발 출전시켰다.

결과는 명확하다. 번리전에 베일이 2골을 넣었고 케인이 1골, 루카스 모우라(28)가 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베일의 두 골을 모두 도왔다. 풀럼전엔는 손흥민의 패스를 델리 알리가 마무리했고, 풀럼 수비수 토신 아다라바이요가 막으려다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팰리스전에는 베일이 2골, 케인이 2골 2움을 기록했다.

▲ 베일 살아나니 베르흐베인이 사라졌다 

일명 ‘손케베 트리오’를 지원한 10번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는 루카스 모우라가 두 차례, 델리 알리가 한 차례 선발 출전했다. 현재 경쟁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선수는 모우라다. 전반기 토트넘은 전방에 케인, 왼쪽에 손흥민, 중앙에 탕귀 은돔벨레, 오른쪽에 스티븐 베르흐베인을 중용했다.

후반기 들어서는 모우라와 에릭 라멜라의 출전 빈도가 늘면서 베르흐베인이 벤치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6경기에 출전했고, 이중 11경기를 선발로 뛴 베르흐베인은 2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선발로 선택되지 못했다. 

베르흐베인은 피지컬, 활동량, 수비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윙어보다는 윙백에 가깝게 뛰었다. 수비 가담은 좋지만 공격이 둔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반니 로셀소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원 창조성이 떨어진 이후에는 베르흐베인의 단점이 더 두드러졌다.

베일의 부활과 맞물린 모우라의 최근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모우라는 올 시즌 전반기에 리그에서는 주로 교체 선수로 뛰었고, 유로파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 세 골을 넣은 모우라는 임대 영입된 브라질 공격수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영어 공부와 토트넘 적응을 담당한 것은 물론,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공격 파트너 역할을 했다.

모우라의 기회는 브라이턴, 첼시를 상대로 지난 1월 토트넘이 연패를 당한 뒤 찾아왔다. 웨스트브롬과 2월 7일 23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2-0 승리에 1도움으로 기여했고, 이후 에버턴과 FA컵 16강전,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 24라운드, 볼프스베르거와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에 연속 선발 출전했다. 

볼프스베르거전에 득점한 이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25라운드 경기에도 득점한 모우라는 가벼워진 몸놀림을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 주말 팰리스전에도 전반 25분 케인의 크로스를 베일이 마무리한 선제골 과정에 루카 밀리보예비치를 강하게 압박하며 쇼트 카운터의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루카스 모우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루카스 모우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 모우라가 손케베 트리오 받칠 최적의 10번인 이유 

측면 공격수로 알려져온 모우라는 빠른 발과 현란한 드리블 기술을 중앙 지역에서 더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모우라는 최근 인터뷰에서 “상파울루 시절에도 10번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다”며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이 발빠른 모우라를 2선 중앙에 배치한 이유는 오른쪽 측면의 주전 선수로 올라선 베일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베일이 속도보다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전환 패스, 원투 패스, 크로스 및 슈팅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속도를 강점으로 상대 수비를 함께 흔들어줄 파트너가 필요한 것이다. 모우라는 공격 지역에서 압박 수비도 활발하게 펼치는 살림꾼이다. 이 부문에서도 종전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은돔벨레보다 베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옵션이다.

모우라가 2선 중앙의 적임자로 선택 받으면서 은돔벨레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한 칸 내려갔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마무리 패스 타이밍의 문제를 지적 받은 은돔벨레는 탈압박과 기점 패스 내지 스루 패스를 통해 본인이 가진 장점을 적절히 보여주고 있다. 호이비에르가 중원 수비 역할을 대부분 커버해주고 있어 현재 토트넘의 플랜 A는 확실하게 구축된 모양새다.

손흥민(왼쪽), 델레 알리(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왼쪽), 델레 알리(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 다양한 카드 손에 쥔 무리뉴, 알리와 로셀소도 있다 

모우라와 10번 역할을 나눠 가질 선수는 알리다. 풀럼전에 선발로 나와 좋은 경기력을 보인 알리는 모우라 못지 않게 부지런히 수비에 가담했고, 왼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손흥민과 콤비 플레이가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알리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섬세한 볼 터치와 창의적인 공격 전개력을 갖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토트넘에서 모우라와 번갈아 기회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경쟁 구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선수는 디나모 자그레브와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내지,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 부상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로셀소다.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과 공 운반 능력, 경기 전개 창조성, 풍부한 활동력을 두루 갖춘 로셀소는 10번 역할을 중심으로 측면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로셀소가 호이비에르의 옆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무리뉴 감독은 3월과 4월 이어질 강행군 일정에 다양한 로테이션 카드를 쥘 수 있게 됐다. 손흥민 케인 베일 트리오의 입지는 확고하지만, 이들을 지원할 2선 자리에 모우라, 알리, 로셀소가 10번 자리는 물론 8번, 7번 자리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은 토트넘 공격진의 대대적 로테이션까지 가능케 할 수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주제 무리뉴 감독(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4월 25일 맨체스터 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전 및 유로파리그 우승, 프리미어리그 4위라는 세 마리 토끼를 노리는 무리뉴 감독은 마침내 성공 방정식을 손에 넣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수비 축구’라 지적한 것에 대해 2020-2021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5대리그 공식 경기 100득점을 두 번째로 도달한 기록을 언급하며 “수비축구인데 100골을 넣었다면 좋은 일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꾸준히 선발 출전하기 시작했고, 다빈손 산체스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토트넘 수비 라인의 안정으로도 이어졌다. 이제 토트넘의 남은 숙제 하다는 ‘대체 불가’로 꼽히는 호이비에르를 쉬게 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는 것이다. 무사 시소코와 해리 윙크스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이적 전문 매체 피차헤스는 무리뉴 감독이 풀럼 소속 카메룬 미드필더 안드레 잠보 앙귀사 영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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