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전북 현대).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으로 김상식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위화감은 없다. 선수, 코치로 전북의 전성시대를 열었고 이제 감독직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전북은 22일 지난해까지 코치를 맡았던 김 감독을 내부 승격해 팀의 6번째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감독으로선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섰다.

보통 새로운 감독의 부임은 변화의 계기로 여겨진다. 감독이 바뀌고 나면 팀의 컬러가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성격과 리더십, 운영 방식에 따라 선수단이 받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개혁이나 새로운 도전을 말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큰 변화보다는 저희가 잘하는 축구, 항상 우승해왔던 DNA가 있다. 선수로서도, 코치로서도 우승을 꿈꿔왔다. 감독으로선 처음이지만 그런 부분을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을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09년 선수로서 전북에 첫 우승을 안긴 뒤 코치 시절까지 포함해 8번 K리그 정상에 섰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2020시즌엔 K리그-FA컵을 동시 석권하는 더블도 지켜봤다. 성공을 만들어온 전북의 방식을 두루 경험했다. 장기 집권한 최강희 감독 체제를 직접 목격했고, 그 뒤를 이었던 모라이스 감독 아래서 시행착오 역시 지켜봤을 터.

공격 축구를 외치는 것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김 감독은 "저의 축구는 흥, 멋, '화공'"이라면서 "화끈하고 화려한 공격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감독 시절부터 이어졌던 '닥공(닥치고 공격)'의 기조를 이어 가겠다는 뜻이다.

전북의 선수들이 가장 익숙하게 펼치는 축구이자, 동시에 우승 트로피를 계속해서 안겼던 방법이다. 또한 선수 면면이 뛰어난 전북에 효과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선수단 관리 면에서도 익히 알려진 장점을 잘 살릴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선수와 코치를 거치면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내 가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원래 선수 시절부터 별명이 2개였다. 운동장에선 독사였고, 생활할 땐 식사마였다. 운동장에선 독사처럼 지도하고, 밖에선 친구처럼, 형처럼 유대 관계를 형성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은 곳이 K리그 최강이라고 꼽히는 전북이다. 여기에 공격 축구라는 목표를 경기장에서 어떻게 구현할지도 역시 김 감독의 역량에 달렸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 보강 문제 역시 새 시즌 성공을 위해 놓쳐선 안될 과제다.

전북의 성공 비법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가, 큰 틀을 바꾸지 않고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북은 지난 10여 년의 영광을 이어 갈 수 있을까. 기대 속에 전북의 '김상식 체제'가 시작됐다.

사진=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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